외환당국+업체 네고도 한발 후퇴..기술적으로 1195원 저지선, 1200원 볼수도
원·달러 환율이 1190원을 돌파해 1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데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2900선에 턱걸이하며 연중 최저치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 부채한도 협상, 제2·제3 헝다, 유가상승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인 것이 한꺼번에 터진 분위기다. 외환당국과 업체 네고(달러매도)도 한발 물러서는 양상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악재들이 한순간에 터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도 추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망의 영역을 벗어나 그때 그때 대응할 수밖에 없는 대응의 영역에 진입했다고 봤다. 기술적으로는 1195원을 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분위기상 1200원을 터치할 수도 있다고 봤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6원(0.30%) 상승한 1192.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8월4일(1194.1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1192.9원까지 올라 역시 작년 8월5일 장중 기록한 1193.0원 이래 가장 높았다.
1186.4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시초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6.5원을 보였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7.2/1187.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0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계속 상승하는 장이었다. 전일 뉴욕장 분위기를 따라가는 듯 했던 국내 주식시장이 장중 하락반전 한데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아시아장에서 추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간 강한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189원 내지 1190원이 뚫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뉴욕장 역시 하루 상승하고 하루 하락하는 퐁당퐁당장이다. 결론적으로 인플레 문제나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악재들이 없어지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리스크오프 심리가 거둬지지 않는 분위기다. 원·달러도 상승추세를 보이며 1120원을 찍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대외뉴스에 달라진게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갑자기 뒤집혔다. 홍콩증시도 개장과 함께 하락했다. 유가 상승, 외국인 매도, 제2 제3의 헝다 우려, 개인 반대매매 루머 등 여러 악재들이 겹겹이 쌓이다보니 어느 한순간 터진 모습이다. 손절라인에 진입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아시아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4bp 가량 올랐다. 하루만에 7bp 가량 오른셈이 됐다. 알게 모르게 개입해왔던 외환당국도 살짝 발을 뺐다. 이에 따라 원·달러도 저항선이었던 1188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고가 점차 줄고 있다. 업체 담당자라면 1200원 기다릴 것 같다. 네고 단가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롱 피로감도 많다. 이젠 전망 영역이 아닌 대응 영역이 돼 버렸다. 일단 기술적으로도 1195원을 넘긴 힘들어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2엔(0.20%) 오른 111.68엔을, 유로·달러는 0.0017달러(0.15%) 내린 1.158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7위안(0.04%) 상승한 6.4515위안을 기록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3.86포인트(1.82%) 급락한 2908.3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2873.47)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794억16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93.25포인트(1.05%) 급락한 2만7528.87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93.32포인트(0.39%) 떨어진 2만4010.83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