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 전 회원사 대상 의견 수렴…피해사례 취합, 개선요청 예정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소비자경보 발령을 늘리자, 금융권 물밑에선 반발의 조짐이 일고 있다. 법령 근거 없이 남발해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의 소비자경보 제도는 법령에 근거한 제도는 아니지만, 소비자보호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는 전 생보사 들을 대상으로 금감원 소비자경보 제도에 대한 의견수렴을 실시했다. 소비자경보로 인한 생보사들의 피해사례, 이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다.
일각에선 소비자경보로 인한 생보사들의 영업 실적에 차질이 잇따르자, 협회 차원에서 당국에 공식건의를 하기 위해 사전작업에 나선 것이라 분석한다. 협회는 공문에서 금감원의 소비자경보 제도에 대해 “법령 근거 기준은 없지만, 소비자보호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회원사에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소비자경보는 금융소비자 피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제도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총 90여 건이 발령됐다.
금감원은 작년 상반기에 소비자경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비자경보 발령 기준을 개선했다. 소비자경보가 선제적으로 발령될 수 있도록 피해 건수 기준을 완화했고, 정성적 기준을 신규 도입해 소비자피해 가능성이 큰 경우에도 소비자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했다. 정량적 기준과 정성적 기준의 세부적인 기준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횟수는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지난해 발령된 경보 건수는 17건인데, 전년 대비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올해는 총 11건의 경보가 발령됐다. △보이스피싱 5회 △보험 3회 △금투 2회 △비은행 1회로 업권 중에는 보험업권의 경보 발령 횟수가 가장 많다.
특히 올해에는 종신보험 갈아타기, 종신보험은 사회초년생의 목돈마련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체증형 종신보험 가입 시 유의하세요 등의 자료가 연속으로 배포됐다. 이 밖에도 코로나 관련 보험사기, 역외보험, 외화보험 등의 경보도 집중적으로 안내됐다.
보험업계는 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으로 영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반발한다. 업계는 법령 근거가 없다는 명분으로 피해사례들을 취합해 금감원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려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이후에 종신보험, 외화보험 등 판매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며 “보험이 업권 중 소비자에게 가장 밀접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당국이 나서서 보험업계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