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CT-P59)’가 베타, 감마,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에도 중화능 감소 효과가 적어 치료제로서의 유효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셀트리온 연구개발부문 부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1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렉키로나에 대한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볼 때 베타, 감마, 델타, 알파 변이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특히 알파 변이 외에 나머지 변이는 인비트로(시험관 내 세포실험)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떨어졌지만,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비임상 실험에서는 몸무게 감소를 얼마나 막는지, 생존률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확인한 결과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실제 인체에서도 효능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9월 10일 기준 101개 병원에서 1만4000여 명의 환자에게 렉키로나가 투여됐다. 김 부장은 “7월 셋째주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절반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만큼 이를 기준으로 렉키로나를 투여한 환자에서 델타 변이 효능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해당 결과를 9월 말 확보한 후 발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후 발생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능력 평가를 진행해 변이 대응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칵테일 항체 ‘CT-P63’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진행 중이고 끝나는 대로 임상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장은 “CT-P63은 렉키로나(CT-P59)의 백업 개념으로, 현재까지 나온 변이는 렉키로나로 대응하려고 하지만 CT-P63은 렉키로나보다 더 변이에 강한 항체인 만큼 추가적으로 어떤 변이가 또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여한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선진국 위주로 공급돼 아직 1차 접종을 받지 못하는 저개발 국가의 상황을 언급하며 공평한 공급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총장은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에서는 올해 말까지 20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9월 현재까지 2억 5000만 도스만 공급됐다. 백신의 85%가 고소득 국가에 제공됐고, 저소득 국가는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2배로 늘어날 것이고, 고소득 국가가 결국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또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뉴노멀, 新바이오 미래를 위한 도약’을 주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해 마련됐다.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ㆍ캐나다ㆍ호주 등 20개국이 참가한다.
콘퍼런스 기간 중에는 국내외 바이오 전문가와 제약기업 개발자, 규제기관 심사자 등 총 67명의 전문가가 코로나19 치료제ㆍ백신 개발 동향과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 전략, 규제기관 역할과 방향 등에 대해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