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출고 적체’가 고성능・대배기량 모델에 집중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안정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던 반도체 수급은 공급처인 동남아시아의 '록다운'이 확산하면서 상반기에 버금가는 차질을 빚고 있다.
14일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9월 들어 현대차는 주요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을 다시 조정했다.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반도체 공급업체 ‘유니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유니셈)공장 일부 공정에서 직원 3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라며 “이 사고 이후 9월 15일까지 문을 닫은 상황이고 현재 해당 공장에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9~10일 현대차 아산공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공장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울산 2공장 제네시스 GV70과 GV80 생산설비는 9월 8~10일, 5공장 G80과 투싼 생산설비 역시 지난 8~10일 사이 생산 차질을 빚었다.
특히 이런 출고적체는 고성능과 대배기량 차종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산공장 쏘나타의 경우 1.6ㆍ2.0 가솔린ㆍ하이브리드 모델은 이전과 같은 4주 대기 기간을 유지 중이다. 이와 반대로 고성능 N 라인(직렬 4기통 2.5 터보)의 경우 대기 기간이 2주 늘어나 최대 12주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그랜저 역시 하이브리드는 대기 기간(8~9주)이 이전과 같다. 이와 달리 2.5 가솔린의 출고 대기 기간은 2주 늘어나 최대 12주를 기다려야 한다.
투싼 가솔린도 출고 대기 기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현대차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대기 기간이 5~6개월이었으나 9월 들어 '6개월 이상'으로 변경됐다.
제네시스는 특히 GV70 적체가 극심하다. 2.5 터보와 3.5 터보의 대기기간이 1개월씩 늘어나 5개월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선루프 옵션을 추가할 경우 추가로 4~6주가 더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런 출고 적체는 10월에 다시 연장될 공산이 크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100~120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고성능과 대배기량 모델 대부분이 옵션이 많은 만큼, 반도체가 더 필요해 출고 대기기간이 늘어났다”라고 말하고 “국내영업본부에서 적시한 출고일 변경에 ‘6개월 이상’이라고 명시된 경우는 사실상 ‘알 수 없다’라는 뜻도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