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증권가에선 고객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저점 매수 기회”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W’에 대한 기대를 낮게 전망하며 잇따라 주식 ‘매도’를 제시하는 추세다.
엔씨소프트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지난 8일부터 자사주 30만 주(1899억 원)를 매입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떨어지는 속도와 규모를 놓고 봤을 때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입은 ‘손바닥으로 태양 가리기’일 뿐 근본적인 ‘뽑기 시스템’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않는 이상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게임 리니지M, 리니지2M 등을 연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클래스 뽑기’, ‘아가시온 뽑기’ 등 이다. 클래스, 아가시온 뽑기는 고가의 ‘뽑기 상자’를 결제해 무작위로 당첨되는 방식인데 수 많은 캐릭터 중 최상위 등급을 뽑을 확률은 1% 미만으로 극도로 낮다.
유저들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입억 원까지 엔씨소프트 게임에 지출을 하는 이유다. 아이템 강화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템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강화를 시도하던 중 실패하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이 한 순간에 증발한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블소2 출시 전 “리니지처럼 클래스 뽑기, 아가시온 뽑기가 없다”고 밝혔지만 막상 론칭된 게임에서는 기존 리니지M, 리니지2M의 클래스, 아가시온 뽑기 방식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뽑기 시스템을 그대로 녹여 유저들의 공분을 샀다.
분명한 건 비즈니스 모델을 앞으로도 뽑기 시스템에 의존하면 굴지의 해외 게임사들에게 국내 게임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5G 통신망 보편화로 통신 속도가 개선되며 모바일 구독형 콘솔게임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국내 통신사들도 앞다투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만들어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절대 다수의 콘텐츠는 해외게임사의 작품이다.
유저들 입장에선 월 1만 원 수준으로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을 모바일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엔씨소프트 게임에서 고액의 현금을 결제하며 아이템 뽑기에 매진 할 필요가 없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매입같은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유저의 마음을 돌려놔야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