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우호적 펀더멘탈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반기 데이터센터, 모바일, 통신인프라 시장에서 성장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배경에서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익 추정치 상향 기조가 이어졌다. 직전 3개월 기준으로 반도체, H/W, 전자장비 업종의 하반기 EPS 추정치는 각각 7%, 7%, 1% 높아졌다”며 “기저 효과의 소멸에도 연간 성장률이 23%, 22%, 9%에 달하고, 수익성 개선도 이어지는 점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수요가 이례적으로 높아 하반기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그는 △견조한 파운드리/장비 업황 △데이터센터 증설 △자동차, 통신인프라 시장 회복으로 관련 우려는 불식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여전히 반도체 산업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동차 산업 전장화 △데이터센터 고도화(AI, 가속컴퓨팅) △ IoT 확산 등 상승 사이클을 주도할 기술 방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업종, 종목 선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 내 파운드리/장비, 프로세서, 아날로그 업종을 선호하며 업종별 탑픽은 ASML(ASML), 엔비디아(NVDA), NXP반도체(NXPI) 등으로 제시했다. 이어 관심 종목으로는 램리서치(LRCX), AMD(AMD),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 등을 꼽았다.
국내 반도체 산업도 긍정적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9일 '이번 겨울은 추위가 없을 것 같다'는 제목으로 반도체 산업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달 모건스탠리가 발간한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는 보고서 제목을 패러디한 것. 당시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내용을 담아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노 연구원은 “PC DRAM 현물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이보다 고정 계약하는 서버 DRAM과 모바일 DRAM의 수급 변화를 점검하는 게 국내 Chip 업체들의 실적 방향성에 더욱 중요한 요소”라며 “4월부터 진행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조정은 대부분 8월 초에 마무리하면서 현재 재고 수준은 건전한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북미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Chip업체들간의 가격 협상을 현재 국면에서 예단할 수는 없지만, 6월말 대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DRAM 수요처는 다양하지만 공급 회사는 3개사로 과점화 상태인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축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운 겨울이 올 것을 우려해 비중을 줄인 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매력과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