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측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도체 공급부족과 해상물류 지체, 더딘 노동공급 등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9일 한국은행이 발간해 국회에 제출하고 일반에 공표한 ‘통화정책신용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생산 및 물류의 추가 차질 가능성 등은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봤다.
실제 일부 기관들은 아시아지역 감염병 상황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 해소시점을 금년말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우선, 반도체가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 반해, 자동차 수요 부진을 예상하고 생산시설을 정보통신(IT)기기용으로 전환했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교역량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주요 항만적체, 선박공급 제한 등 해상물류 지체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해상물류 차질은 상품 인도지연을 통해 생산 회복을 제약하고, 물류비 상승을 통해 기업 비용부담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산업 전반에서 구인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노동공급은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위험과 보육부담, 실업급여 확대 등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 8월 기준 미국 서부 항만적체량은 74만2000TEU를 기록 중이며, 6월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선 지연일수 6.4일에 달하고 있다. 6월기준 구인건수도 미국은 1010만명, 영국은 95만3000명에 달한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공급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 같다. 유럽지역은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 병목현상 추이와 이에 따른 국내외 성장 및 물가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고서엔 없지만 중국 시진핑의 공동부유론도 주시해야할 대목이다. 기업규제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파장도 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