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4.21% 내린 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의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기간이 종료되면서 314만1600주(종가 기준 약 2431억 원)의 물량이 풀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의무보유가 해제되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다가,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평가’ 논란이 지속된 만큼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추가적인 대규모 매도 가능성도 주가에는 부담이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달 10일 카카오뱅크 주식 600만 주를 4302억 원에 장내 매도했고, 27일에는 장 시작 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161만9591주를 1331억 원에 매각했다.
이어 1일에는 우정사업본부가 보유 지분의 89.8%에 해당하는 1368만383주를 장 마감 직후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약 1조1000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2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7.77% 급락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에 대해 “레버리지 규제로 지분 매각이 불가피했지만 오버행(대규모 매각대기 물량 출회) 부담을 부각시킨 점은 부정적”이라면서 “향후 예스24, 넷마블 일부 출회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카카오뱅크가 오는 10일 코스피200 지수 정기변경에 조기 편입되면서 공매도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부터 코스피200과 코스피150 구성 종목에 한해 제한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카카오뱅크의 코스피200 지수 편입을 발표한 31일에는 공매도 거래량이 전일 67주에서 5218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의 선행 지표라고 볼 수 있는 대차잔고 증가세도 가파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대차잔고 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3일 기준 68만3055주(551억9100만원)에 달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리면 다시 사들여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대차거래로 주식을 빌려야 한다. 대차잔고가 증가한 것은 그만큼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카카오뱅크 선호도가 높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방 압력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한 달간 약 1조 원가량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377억 원, 5900억 원가량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2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보이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 블록딜의 80% 이상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받아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카카오뱅크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