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8%로 잠정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7월말 나온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작년 3분기(2.2%)부터 4분기(1.1%), 올해 1분기(1.7%)에 이어 4분기 연속 플러스다. 민간소비 회복에 크게 힘입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 달성도 어렵지 않은 흐름이다. 2∼4분기에 분기별 성장률이 0.6%대 후반이면 가능한데, 2분기에 이를 크게 웃돌았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등)와 서비스(오락문화·음식숙박 등) 소비가 늘어 3.6%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지출을 중심으로 3.9% 늘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위주로 1.1% 확대됐다. 반면 수출은 작년 부진의 기저효과 약화로 -2.0%의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저조했다.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와 정부소비의 기여도가 각각 1.6%p, 0.7%p였고, 순수출(수출-수입)은 -1.7%p로 나타났다.
앞으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관건이다.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져 확산세를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가라앉지 앉고 있다. 회복세를 타던 경기가 다시 얼어붙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불안한 지표들이 나온다.
통계청이 조사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의 양대 지표인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감소했다. 7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가 112.1(2015년=100)로 전월대비 0.5% 줄어 6월 1.6% 증가에서 한 달 만에 다시 뒷걸음쳤다. 광공업생산은 0.4% 증가했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행정 생산이 -8.3%로 크게 줄었다. 서비스생산도 정보통신과 도소매업 증가에 불구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거리두기 방역으로 음식·숙박·예술 및 여가 등 대면업종이 큰 폭 감소했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 또한 119.3으로 0.6% 하락했다. 6월에는 1.4% 늘었다. 앞으로 경기는 더 불투명하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0.2p 낮아진 102.6이었다. 이 지수는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계속 상승했으나 14개월 만에 꺾인 것이다.
코로나 상황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계속 길어지고 있다. 그나마 수출 호조가 버텨주고 있지만,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는 한계가 뚜렷하다. 코로나 터널을 빨리 빠져나오는 것 말고 달리 돌파구가 없다. 백신이 열쇠다. 아직 1차 접종은 전 국민의 57.4%, 2차까지의 접종완료율은 31.7%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 앞으로 부스터샷도 필요하고, 국민들의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한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도 충분한 백신접종이 전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