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합병을 통한 ‘한 몸’ 전략이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커머스와 콘텐츠 분야에서 합병이 이뤄지면서 카카오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더욱 견고해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기회가 커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일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멜론컴퍼니가 각각 합병 기일을 맞았다.
합병을 통한 카카오의 성장 전략이 커머스와 미디어 양 축에서 펼쳐지고 있다. 두 산업은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올해 2분기만 해도 커머스와 콘텐츠 분야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가 포착됐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크단 이유에서다. 올해 2분기 커머스 주요 사업이 포함된 톡비즈 분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늘어났고, 게임ㆍ음악ㆍ스토리ㆍ미디어를 포함한 콘텐츠 부문 매출도 35% 증가했다.
연이은 합병을 통해 카카오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각 사업의 밸류체인을 공고히 만들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2018년 12월 카카오에서 분사한 지 3년 만이다. 카카오는 지난 6월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카카오커머스 지분 100%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플랫폼과 커머스의 결합을 단단히 해 변화한 전자상거래 지형에 발맞추겠다는 계획이다. 메신저 ‘카카오톡’을 거대 플랫폼으로 삼고 최근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호황을 맞은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거래형 산업을 키우는 것이다.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재현 카카오 CIO는 양사 간 합병을 통해 “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많은 파트너사가 카카오톡 채널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너지 접점이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따라서 카카오는 다양한 고객 경험을 통해 차별화한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며 산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 계획이다. 카카오톡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통해 톡채널, 톡스토어 등 추가 성장 동력도 찾는다.
이와 관련해 배 CIO는 “선물하기, 톡딜 등 카카오 커머스의 이용자들의 규모가 이미 국내 최고 수준으로 커지고, 톡채널이 최근 높은 구매 전환율을 증명해오고 있는 만큼 이 둘을 결합했을 때 커머스의 ‘플랫폼’화가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엔터도 이날 음악 재생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는 멜론컴퍼니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며 미디어 분야의 가치사슬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기로 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 분야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 효과를 노리고, 나아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진수ㆍ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합병을 통해 스토리부터 음악, 미디어에 이르는 독보적인 ‘IP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며 “진정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또한 스토리, 뮤직, 미디어 등 3개의 주요 사업 분야를 중심축으로 통합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사내독립기업(CIC) 체제에서 더욱 종합적인 체제로 변경되는 셈이다. 멜론컴퍼니와의 합병을 통해서는 음악 부문에서의 시너지를 노린다. 음악 기획부터 투자, 유통까지 음악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를 만들어낸 이유다.
멜론컴퍼니와의 합병을 통해 카카오엔터는 음악 부문에서의 시너지를 노린다. 음악 기획부터 투자, 유통까지 음악 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영향력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카카오엔터는 산하 레이블에 소속된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음원을 확장해온 만큼, 멜론과 손잡고 음악 IP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연계 효과도 노린다. 멜론 회원이 카카오페이지ㆍ카카오웹툰 등 플랫폼의 캐시를 받는 등 플랫폼 간 연계방안을 마련하면서다.
멜론 역시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멜론은 합병 직후 톱100(TOP 100) 차트를 다시 도입한 바 있다. 이어 플랫폼 UXㆍUI 개편과 아티스트 중심 운영 정책 등 굵직한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의 합병을 통한 신사업 확장 전략이 가동된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높은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커머스는 적극적 투자 기회 모색 및 메시지와의 협업을 통해 고성장ㆍ고수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핵심 사업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