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동남아서 백신 외교전 본격화…미국, 2300만 회분 이상 공여

입력 2021-08-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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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서 백신 지원 계획 밝혀
전 세계 약속한 5억 회분 일부 동남아서 생산하기로
중국, 그동안 동남아에 지원한 성과 강조
아세안, 중국산 효과에 의구심...미국산 확보 주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외교단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외교단이 3월 18일 알래스카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알래스카/AP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외교단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외교단이 3월 18일 알래스카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알래스카/AP뉴시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백신 외교전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먼저 자국산 백신을 널리 보급한 가운데 미국은 상대적으로 델타 변이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자국산을 제공하며 맞서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아세안 외교장관 화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아세안에 대한 백신 지원을 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아세안 지역에 총 2400만 회분을 제공하고 미국이 전 세계에 약속했던 5억 회분 물량 일부를 아세안 회원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아세안이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며 “우리는 무료로 백신을 제공하고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노백 등 자국산 백신을 배포했던 중국도 목소리를 높인다. 블링컨 장관이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던 외교장관 회의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이 그동안 아세안 지역에 1억9000만 회분 이상을 제공했다는 실적을 강조했다. 특히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조달된 백신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점을 빼놓지 않았다.

다만 중국산 백신이 현재까지 예방 효과에 있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아세안 현지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더구나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서구권에서 만든 백신에 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태국에선 4월에서 7월 사이 시노백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의료 종사자 중 6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태국에선 추가 접종 논의가 시작했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조달하는데 서두르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왕 부장은 장관 회의에서 “아세안 지역에 대한 백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과학적 과제의 정치화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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