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주도하는 ‘K스탑’(한국판 게임스탑 운동)이 오는 10일 2차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한투연을 겨냥해 사전 경고장을 날리면서 해당 운동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 집단과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한투연은 오는 10일 전후로 2차 K스탑 운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K스탑은 개인투자자 집단이 기관투자자 공매도 포지션에 대항하기 위해 공매도 잔액이 높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올리는 행동을 의미한다.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게 되고,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개인투자자의 승리로 귀결된다고 보고 있다.
한투연은 지난달 15일 진행된 1차 운동에서 공매도 잔액 1위 종목인 에이치엘비 대상으로 집중 매수 공세를 펼쳤는데, 장 마감 직전 주가가 급락하며 ‘절반의 성공’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당시 뒤늦게 매수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에 2차 운동에서는 전략 노출, 단타족 개입, 참여 인원 부족 등 당시 인지한 실패 이유를 분석해 새로운 계획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1차 운동과 달리 매수 종목·시간도 미리 알리지 않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한투연의 집단행동에 경고장을 날린 상태다. 전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 운동은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시장 질서 교란 행위 △시세 조종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투연 계획은 특정 시간에 공매도 잔액 상위 종목을 집중 매수하려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이를 불공정행위로 정의한 셈이다.
이에 한투연 측은 그간 개인투자자가 입은 공매도 피해를 지적하며 ‘K스탑운동에 대한 불법 여부 조사’ 실시와 동시에 공매도 주체 및 리딩방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라고 견해를 밝힌 상태다. 이어 금융당국이 오히려 공매도 세력 편을 들고 있다며 적법한 시민운동을 억압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3일 “최근 (집중매수) 운동에 대해 미리 주식을 사놓고 유인하는 행위 등이 얽힐 경우,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어 원론적인 선에서 해석하자는 의미다”며 “앞서 진행한 1차 운동에서 문제점이 있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스탑 운동 성공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들이 모방하는 게임스탑과 국내 공매도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스탑의 경우, 주식 유통물량 대비 공매도 물량이 더 많아진 상황에서 개인이 콜옵션매수로 기관투자자의 숏스퀴즈가 발생해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미국 증시와 달리 국내는 개인투자자에게 허용된 개별주식 옵션거래 시장이 매우 좁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 시장 내 공매도 비중도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