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나스닥에 상장한 로빈후드가 공모가(38달러)로 장을 출발해 8.4% 폭락한 34.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첫 날 시가총액은 290달러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 전망인 320억 달러에 못 미쳤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11%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로빈후드의 상장 첫 날 성적은 올해 다른 기업들의 IPO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NYT는 올해 미국 증시에서 IPO에 나선 기업들의 상장 첫 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39%라고 전했다.
더욱이 로빈후드가 코로나 특수와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주가가 급등한 주식)’ 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기대를 빗나간 결과이기도 하다.
개미들의 성지로 불린 로빈후드는 거래 수수료가 없고 가입과 사용이 편리해 개인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로빈후드를 통한 주식 거래도 급증했다. 코로나 특수로 로빈후드는 지난해 매출 9억5900만 달러에 순익 745만 달러를 올렸다. 2019년 2억7800만 달러 매출에 1억700만 달러 손실을 본 것과 대조된다.
올 들어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 등 밈 주식 열풍이 불면서 또 한번 날개를 달았다. 3월 기준 고객 계좌 수는 1800만 개로, 1년 전 720만 개에서 150% 이상 급증했다.
로빈후드의 첫 날 주가 하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금융 민주화를 내건 로빈후드의 이례적 공모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빈후드는 공모주 물량의 3분의 1을 앱 사용 개인 투자자에게 할당했다. 보통 공모주 물량 대부분은 기관들이 가져가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몫이 매우 적다.
IPO 첫 날에 주가가 폭등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공모주 배당을 받지 못한 개인들의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개인에 대한 공모주 할당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만큼 수요가 약했다는 설명이다.
상장을 앞두고 터진 악재도 요인으로 꼽혔다. 상장 전날 로빈후드는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았다. 증권 중개회사 임원은 FINRA에 등록돼야 하는 데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와 바이주 바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 명단에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FINRA은 빈번한 서비스 중단 사태와 고객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제공 등을 이유로 로빈후드에 5700만 달러의 벌금과 1260억 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