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본거지’ 로빈후드 IPO 실험 성공할까

입력 2021-07-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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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서 개인투자자 공모 참여 극히 드물어
로빈후드 공모주 물량 최대 35% 개인투자자에 할당
올해 상장기업 첫날 주가 상승률 평균 33%

▲로빈후드 회사 로고. AP뉴시스
▲로빈후드 회사 로고. AP뉴시스
미국 수수료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이자 ‘개미들의 본거지’인 로빈후드가 29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특별한 실험’을 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자사 앱을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주 물량의 최대 35%를 할당할 예정이다. 상장 하루 전인 28일 공모가격이 책정되면 앱 이용자 중 무작위로 선정해 이들에게 공모주 청약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미국의 기업공개(IPO)는 기관들이 공모주 물량을 대부분 가져가서 개인투자자가 참가하기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슈왑, 피델리티, 소파이(SoFi) 등 일부 금융업체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에 IPO 투자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로빈후드는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을 독려하기 위해 각종 문턱을 낮췄다. 지난 주말에는 투자자 설명회(로드쇼) 프레젠테이션을 일반 투자자들도 볼 수 있도록 ‘전체 공개’했고, IPO 참가 자격인 최소 보유 자산 요건도 없앴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문호를 넓힌 다른 회사와도 차별화되는 점이다.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는 IPO 투자 참여 기준으로 최소 10만~50만 달러의 자산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건을 뒀고, 슈왑도 10만 달러(약 1억1500만 원) 자산 내역을 보이거나 36회의 투자 내역을 증명하도록 했다.

WSJ는 “로빈후드 IPO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참여를 원하는지, 참여 열기는 어느 정도가 될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무료 수수료를 앞세워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주도했다. 올해 초 ‘밈 주식 광풍’의 주역으로도 꼽힌다. 현재 로빈후드가 확보한 거래계좌는 2250만 개에 달한다.

로빈후드가 자사 IPO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저변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공모주 투자가 소위 ‘대박’을 터뜨릴지는 미지수다. 통상 대부분 종목은 상장 첫날 해당 주식을 사고자 개인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가 폭등한다. 플로리다대학의 제이 리터 재무학 교수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시 상장 기업의 첫날 주가 상승률은 평균 33%에 달한다.

또 로빈후드는 상장을 앞두고 규제 기관의 조사를 받게 됐다는 암초에도 걸렸다. 로빈후드는 이날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증권 중개회사 임원은 FINRA에 등록돼야 하는 데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와 바이주 바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 명단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IPO 직전 당국의 조사 사실이 알려져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번 IPO가 성공한다면 로빈후드의 기업가치는 최대 350억 달러(약 40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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