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운용금액 10억 원이 넘는 펀드들 중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ETF에는 7조7826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사이 늘어난 ETF 수만 해도 360%가 넘는다. ETF 인기가 높아지면서 순자산 규모만 1조 원이 넘는 매머드급 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TF를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괴리율을 꼭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수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채널마케팅 본부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ETF를 매매하기 위한 가장 좋은 지표가 괴리율로, 괴리율이 적은 ETF는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불가피하게 괴리율이 왜곡되거나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괴리율의 개념과 원인, 괴리율을 축소하기 위한 유동성공급자(LP)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괴리율은 공정가격인 순자산가치(NAV)와 현재 시장가격과의 차이를 뜻한다. 예를 들어 ETF의 현재가가 1만1000원이고, NAV(순자산가치)가 1만750원이라면, 괴리율은 해당 가격차이 250원을 NAV인 1만750원으로 나눈 뒤 백분율화해 구한다. 계산해보면 +2.33%(=250원/10750원×100)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LP(펀드출자자)는 순자산가치인 공정가격에서 거래될 수있도록 호가를 공급한다. 하지만 LP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호가를 제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뿐이지, 투자자들이 원하는 가격 수준에 반드시 호가를 제출해야 한다거나 거래를 체결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괴리율이 발생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LP의 호가 제시가 면제되는 시간에는 LP호가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괴리율이 생길 수 있다. 오전 동시호가 시간을 포함한 거래소
개장 후 5분, 즉 9시5분까지 호가가 면제되고 오후 장 마감전 동시호가 시간인 오후 3시20분~30분에는 LP의 호가 제시 의무가 면제된다. 따라서 이 시간대에는 가급적 거래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거래를 하더라도 가격이 정해진 지정가주문을 통해 원치 않는 가격에 주문이 체결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좋다.
또한 LP가 헤지거래를 실행할 수 없어 호가를 원활히 제공할 수 없는 경우도 괴리율 발생 원인 중 하나다. LP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는 적절한 호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한 헤지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해외투자 ETF는 변수가 많은데 한국과의 시차 등으로 호가 제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헤지 수단과 비용도 호가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금융시장이 발전돼 있어 선물과 시간외 거래 등 투자수단이 다양하고 거래비용도 낮다. 반면 이머징 시장은 상대적으로 투자시장이 성숙되지 못해 투자수단이 부족하고 거래비용도 높고 투자제약도 많은 편이다.
김 본부장은 “결론적으로 국내 ETF 대비 해외 ETF가 거래비용이 높고, 그중에서도 이머징 시장에 투자하는 ETF는 더욱 비용이 높다”면서 “따라서 구조적으로 해외 이머징 ETF는 호가 스프레드가 클 수밖에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품 구조에 따라 불가피하게 괴리율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해외투자 시에는 해당 ETF가 어떤 벤치마크를 추종하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ETF를 제 가격에 투자하려면 괴리율을 살펴
보는 것이 좋다“면서 ”괴리율이 크다면 △LP 호가 제공 가능한 시간인지 여부 △투자 대상 시장이 휴일이나 휴장 시간인지 여부 △해당 ETF 벤치마크 등 구조적인 이유로 괴리율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지 등을 따져보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보다는 해외가, 해외 중에서도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시장이 헤지수단이 제한적이고 높은 거래비용, 제도적인 제약으로 상대적으로 괴리율이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