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에페 대표팀이 한국 펜싱의 자존심을 지켰다. ‘세계 랭킹 4위’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에페 단체전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송세라(28)·최인정(31)·강영미(36)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4강전에서 중국에 38대 29로 대승을 거두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올림픽에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했던 한국 펜싱 대표팀은 간판선수들이 연이어 무너지며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에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심기일전 끝에 유력 금메달 후보인 세계 최강 중국 대표팀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 에페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걸었던 최인정은 9년 만에 금메달 재도전이다.
중국을 상대로 경기 시작부터 순조롭지는 않았다. 1라운드 첫 주자인 송세라는 중국의 주밍에에게 연속으로 3점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1라운드 막판에 2점을 만회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2라운드를 맞아 에이스 최인정이 전세를 뒤집었다. 최인정은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쑨이원을 맞아 공격을 퍼부으며 7대 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3라운드에 나선 강영미도 8대 7로 앞섰다.
운도 따랐다. 4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상대팀 에이스인 쑨이원이 부상을 이유로 쉬안치로 교체됐다. 송세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13대 9로 쉬안치를 따돌렸다.
위기도 있었다. 7라운드에서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며 19대 18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8라운드에서 송세라가 4점, 마지막 9라운드에서 최인정이 15점을 추가하며 유력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던 중국 대표팀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에스토니아와 금메달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