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수입 대체효과 연 270억
환경부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그리고 관련 업계와 야심 차게 추진하는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의 목표는 일본으로부터 '초순수(Ultra Pure Water)' 기술 독립이 목표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초순수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 중 50%를 차지하는 필수 요소다. 물속의 유기물, 이온성분, 미생물, 중금속, 용존산소 등 모든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20~30여 개의 다양한 수처리 공정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정부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초순수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한국과 중국, 대만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제조 능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반도체 선두 주자인 한국의 초순수 사용량은 세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초순수 기술특허는 일본이 71%를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 일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이번 사업은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57개월 동안 총 480억 원을 들여 추진한다.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 100% 국산화, 시공 60% 국산화를 비롯해 반도체급 초순수 생산 주요공정 국산화, 운영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2030년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이상, 수입대체효과는 연간 2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은 가장 많은 예산 211억 원이 투입되는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을 비롯해 '초 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 국산화 기술개발', ' 저농도 용존산소(DO) 제거용 탈기막 국산화 기술개발', '고순도 공업용수 공정 및 수질 성능평가 기술개발', '반도체 폐수를 이용한 고순도 공업용 원수 확보 기술개발' 등이 이뤄진다.
각 세부 연구과제가 성공하면 반도체 생산 과정에 사용될 수 있는 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비저항 18.2㏁㎝ 이상, 총유기탄소 1.0ppb 이하, 용존산소 1.0ppb 이하, 실리카 0.5ppb 이하, 입자 0.05㎛ 이하, 금속 1.0ppt 이하 등 엄격한 등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고순도 용수를 생산하게 되면 반도체를 비롯해 LCD, 태양광 패널 등 정밀산업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자원공사가 건설하는 실증플랜트는 관련 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대한환경공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도 초순수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장에 적용 가능한 통합공정의 상용화 기술 부족, 상용화 시 성능보장 능력 미흡 등 문제로 완전 국산화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자원공사는 2025년까지 하루에 24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실제 반도체 공급업체에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초순수 생산 시설이 완료되면 반도체 설계·시공·운영 단계별로 쓰이는 초순수 공정의 최대 60%를 국산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는 실증플랜트 구축을 위해 수요처와 협의 중에 있으며, 구축 및 활용계획 등을 검토하여 실증플랜트를 설치할 대상지를 연내에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