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개 꺽인 야당 의원들 '잠룡 줄서기'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초선들이 대선을 이끌 중요한 키로 급부상하며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요인으로 옅어진 계파 및 자율성 확대, 세대교체 바람과 실천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친이, 친박 등 계보정치가 활발했던 보수당에 전직 대통령들의 쇠락으로 구심점이 사라졌다”면서 “이 같은 시점에 당선된 초선들의 자율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공천 문제, 즉 당의 확실한 소유주가 없는 국민의힘은 계파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선들은 대선을 앞두고 혁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초선들은 21대 국회 초반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묵묵히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노력이 대선에서도 디딤돌이 된 셈이다.
박수영 의원 등에 따르면 21대 국회 초반부터 초선들은 꾸준히 성명서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왔다. 총선 직후엔 전국위원회 소집 전 당선인 총회 개최 요구 입장문을 발표, 하반기에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 요구 성명, 소급적용 손실보상법 신속 처리 요구 등 이슈마다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민주당 초선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초선이 당 의원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이들이 대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세대 초선 5명은 보궐 선거 참패 직후 별도 입장문을 내고 “조국 사태와 관련해 반성이나 사과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물론 여당의 속성상 초선의 목소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초선들을 향해 “힘의 논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대안 제시 등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