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 아파트값만 역주행하고 있다. '역대급'이었던 지난해 상승장 피로감 때문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6월 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27% 상승했다. 올 2월 이후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역별로 봐도 전국 17개 시ㆍ도 중 16곳에서 지난주보다 아파트값이 올랐다.
유일하게 아파트값이 떨어진 곳이 세종이다.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3% 하락했다.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달부터 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실거래가에서도 읽힌다. 지난달 세종시 종촌동 가재마을 9단지에선 전용면적 96㎡형이 7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9월 고점(9억4000만 원)보다 1억9000만 원 낮아졌다. 같은 달 보람동 호려울마을 1단지에서도 전용 59㎡형이 최고가(7억8000만 원)보다 1억 원 넘게 낮은 6억7800만 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세종 집값이 주춤한 이유로 지난해 가격 급등 피로감을 든다. 지난해 세종 아파트값은 41.7%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지난여름 여당에서 세종으로 국회와 청와대를 오를 것을 주장하면서 세종 집값에 불이 붙었다. 이처럼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하다 보니 올 들어선 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늘어난 세금 부담도 세종 집값이 멈칫하는 요인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세종시 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평균 70.3% 올렸다. 지난해 집값 급등에 따른 조치다. 공시가격이 높아지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기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늘어난다. 전처럼 세종에서 공격적으로 아파트를 사들이기가 힘들어졌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