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키보드 자판 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이어졌다. “여기를 고쳐야 (구동이) 편할 것 같은데?” 들여다본 화면에는 바닷가 그래픽이 떠 있다. 청년 세 명이 프로그래밍 언어 학습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집에서는 잠만 자면서 고심해 만든 게임이다. 파라솔부터 시작 버튼까지 어느 하나 손이 안 간 곳이 없다.
조원 3명 중 두명은 전공자. 나머지 하나는 비전공자지만 개발 실습에는 무리가 없다.
이처럼 미래의 개발자를 꿈꾸며 치열하게 공부하는 청년들이 이들 말고도 네 팀이나 더 있다.
지난 23일 서울시 성수동 패스트캠퍼스 ‘네카라쿠배 프런트엔드 취업완성스쿨’ 현장을 찾았다. 20대 중후반 MZ(밀레니얼+Z) 세대가 치열하게 코딩을 익히고 있었다.
네카라쿠배 프런트엔드 취업완성스쿨’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장지훈(27) 씨는 비전공자 출신이지만 IT 보안업계에서 일하다 온 유경험자다. 군 복무 시절 해킹과 정보보안에 관한 드라마를 보고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모의해킹, 웹 점검 등을 맡으며 세상에 안전하지 않은 서비스가 많단 생각을 하게 됐다. 안전하면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다.
장 씨는 “개발자로 전향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신기해하긴 했다”며 “다행히 공부를 해와서 과정이 어렵진 않지만 IT업계 특성상 실제 현장에서 더 익혀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과정에 뽑히기까지도 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패스트캠퍼스의 네카라쿠배 프런트엔드 취업완성스쿨은 개발 교육부터 취업까지 전액 무료로 진행되는 전일제 교육 과정이다. 말 그대로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등 IT 개발자들에 선호도가 높은 기업에 취업할만한 수준의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IT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과정을 수강하기 위해 사람이 몰렸다. 정원 15명인 이 과정에 4185명이 서류를 접수한 것. 경쟁률도 279대 1에 달했다. 수강비가 무료인 데다 실제 네카라쿠배 현직자의 피드백을 받아 정교하게 만든 과정인 만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컸다.
전공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수강생들의 목표는 ‘좋은 개발자’다. 수강생들은 모두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장 씨는 “과제도 많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도 익혀야 해 고3 때로 돌아간 것 같다”며 “내가 하기 싫어도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옆 사람이 하니까 서로 자극이 많이 되고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이미 백엔드(소프트웨어 서버 개발) 분야를 익혔고 프런트엔드(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개발)도 공부하고 있다. 프런트ㆍ백엔드 전체를 아우르는 ‘풀스택’ 개발자에 한 발 가까워진 셈이다. 그런 장 씨의 목표는 카카오, 네이버나 라인 등 IT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다.
그는 “서비스 분야에 관심이 많다 보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가면 많이 배울 수 있고, 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것 같다”며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래의 창업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졌다.
장 씨는 “개발자라면 창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 좋은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개발 공부를 시작한 만큼, 나중에라도 창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장 씨와 같이 개발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과정도 늘어나고 있다.
강호준 패스트캠퍼스 온·오프라인스쿨팀 팀장은 “2016년부터 취업을 목표로 한 ‘스쿨’ 과정을 진행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궁리해왔다”며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창업까지 과정을 이수한 분들이 다양한 진로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사이언스나 웹 백엔드 과정 등 많은 IT 분야 과정을 차후에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