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올 3월 인수한 프랑스 유전자ㆍ세포 치료제 위탁생산(CMO) 업체 이포스케시가 공장 증설에 나선다. 유럽 최대 수준의 첨단 바이오 의약품 글로벌 생산기지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SK㈜는 14일 이포스케시가 약 5800만 유로(한화 약 800억 원)를 투자해 유전자ㆍ세포 치료제 제2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제2공장 규모는 5000㎡ 규모다. 완공 시기는 2023년이다. 제1공장이 있는 프랑스 바이오 클러스터 '제노플'에 증설된다.
제2공장은 유전자 치료제 대량 생산을 위한 바이오리액터와 정제 시스템, 원료 의약품 생산 시설, 품질관리 연구소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신규 생산시설은 바이오 의약품 중 치사율이 높은 희귀 질환 유전자ㆍ세포 첨단치료제 생산 공급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제2공장이 완공되면 유럽 최대 수준인 1만 ㎡ 규모의 유전자ㆍ세포 치료제 생산기지를 갖게 된다.
SK㈜ 관계자는 "생산 능력과 실적이 잘 공개되지 않는 분야"라면서도 "업계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유럽 내에서는 최대 규모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ㆍ세포 치료제는 유전자 결함으로 발병하는 희귀 질환을 1~2회 유전자 주입으로 완치하는 맞춤형 치료제다.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 인력이 필요해 소수 글로벌 CMO 선두 기업 외에는 진출이 쉽지 않은 분야다. 최근 유전자ㆍ세포 치료제는 고가에도 치료 효과가 커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추세다.
이포스케시는 유전자ㆍ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의 핵심이자 체내로 치료 DNA를 투여하기 위한 유전자 전달체 생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서 SK㈜가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는 소식 자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첨단 시설을 갖추면 본격적인 상업화를 거쳐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C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가 보유한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 대량 생산ㆍ품질 관리 역량을 이포스케시와 공유해 상승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전자 전달체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GMP 시설을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포스케시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포스케시는 제2공장도 GMP 기준을 적용해 설계했다.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쳐 2023년 본격 가동된다.
SK㈜ 관계자는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포스케시 인수 자체가 대단히 큰 이슈였다"며 "인수 이후에 본격적인 증설을 통해 업계 내의 지위가 강화된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동훈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이포스케시는 초기 단계 임상시험부터 상업화 후 대규모 생산에 이르기까지 신약 개발의 전 단계에서 최고 수준의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된다"며 "해외 시장 확장 등 SK팜테코와의 다양한 상승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