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지사를 15년 만에 폐쇄한다.
2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KCC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두바이 지사 폐쇄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두바이 지사는 중동 지역에 있는 KCC의 유일한 사무소다.
2006년 세워진 뒤 중동 지역 전반의 영업과 판매 등을 담당해왔다. KCC는 중동에서 도료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장을 재배치하는 차원에서 결정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도료 사업은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KCC가 중동 지역에서의 도료 사업을 점차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미국 행정부 이후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만큼 사업을 예전처럼 영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2020년 이후 글로벌경제 향방을 좌우할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주요 잠재적 리스크 중 하나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로 인해 중동정세 불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친서방 국가(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 등), 시아파 국가(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카타르) 등의 중동 국가 전반의 움직임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과 가장 밀접한 대표 업종인 정유 업계도 차츰 중동에서 발을 빼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이 도입한 중동산 원유는 총 6억7600만 배럴로 1년 전보다 10% 줄었다.
전체 원유 도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60%대로 내려앉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란 경제 제재 해제 등 중동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사업을 확대하는 분위기였다"라면서도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오히려 중동과 거리를 두려는 곳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