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이 각각 넉달만에 상승했다. 오름폭도 커 각각 세계 60개국중 여덟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폭도 컸기 때문이다.
명목실효환율과 실질실효환율간 격차는 7개월만에 처음으로 6포인트선을 밑돌았다.
명목실효환율도 1.17%(1.33포인트) 오른 115.21을 나타냈다. 이 또한 전년 12월(0.52%, 0.60포인트) 이래 첫 상승이며, 작년 11월(1.42%, 1.62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물가를 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2019년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제외한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같은 상승률은 각각 60개국중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실질실효환율 기준 멕시코(3.65%, 2.92포인트)가 가장 크게 올랐고, 이어 남아공(3.11%, 2.35포인트), 칠레(2.59%, 2.34포인트) 순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원·달러도 하락한 때문이다. 실제, 4월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 기준 달러인덱스는 91.28로 전월말보다 2.1% 떨어졌다. 4월 평균 원·달러 환율도 전월과 견줘 1.0%(11.62원) 급락한 1119.4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1.9%, -21.63%)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명목과 실질 실효환율간 격차는 5.90포인트로 전월대비 0.14포인트 좁혀졌다. 이는 작년 9월(5.54포인트) 이후 최저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 달러화 약세 영향과 원화 강세 때문”이라며 “실질실효환율이 명목실효환율보다 더 높게 오른 것은 물가 상승 때문이다. 다만 명목과 실질간 격차가 줄었다고는 하나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주요교역 대상국들을 보면 유로존은 0.83%(0.80포인트) 상승한 96.7을, 미국은 0.23%(0.26포인트) 오른 115.14를 기록했다(실질실효환율 기준). 반면, 중국은 1.20%(1.54포인트) 떨어진 127.28을, 일본은 0.47%(0.34포인트) 하락한 72.15를 기록했다. 각각 세계 60개국 중 하락률 기준 5위와 11위를 나타냈다. 또 일본은 2015년 12월(71.27) 이후 5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