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 최대 판매 시장인 미국에서도 판촉을 위한 라이브방송(라방)을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속하고 있는 온라인 전략 강화의 일환이다.
전자업계에서도 온라인 시장에 집중하는 동시에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라방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4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LG전자는 26일(현지 시간) 오후 1시 미국 법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 업그레이드(The Upgrade)'라는 이름의 라이브방송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다. 미국 법인 홈페이지엔 이를 위한 예비 페이지도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은 LG 북미 본사 내 새롭게 만들어진 제작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많은 팔로워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SNS 사용자)들이 진행자로 기용됐다. 방송은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라방에선 LG 올레드 TV, LG 울트라기어 모니터, LG워시타워, 인스타뷰 냉장고 등 가전과 전자제품 판매가 진행된다. 판매 제품을 중심으로 한 사용 팁, 제품 튜토리얼 등도 방송에 담길 예정이다. 향후 계절과 시장 상황에 맞춰 소개되는 상품 종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페기 앙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담당은 “전 세계적 유행병 사태에서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한) 직접 쇼핑 방식에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라며 “이번 ‘더 업그레이드’는 LG전자가 직접 쇼핑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미국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SNS 라이브 형식의 판매 형식을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선 이미 작년부터 판촉 방식 중 하나로 라방을 이용해왔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 등 기존 포털 사이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일부 제품군에 대해선 자체 방송을 진행했다.
'라방 영토'를 미국까지 확대한 건 제품을 자사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D2C(Direct-to-Consumer)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LG전자에 북미는 국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이 나오는 큰 시장이다. 1분기에도 지난해보다 약 29% 증가한 4조2858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라방뿐 아니라 전반적인 전자상거래(e커머스) 분야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올해 들어 관련 업무를 맡는 글로벌마케팅센터에선 경력 인력 채용이 지속해서 이뤄졌다. e커머스 역량 강화, 관련 애플리케이션 구축·운영, 시스템 기획·관리 등의 직무에 대한 채용이 최근 한 달 새 진행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비대면 방식 마케팅은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지만, 제품에 따라 이용하는 라방 플랫폼이나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라며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 판관비 등의 비용 절감도 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내 다른 기업들도 라방으로 신제품을 공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네이버, 카카오쇼핑, 11번가를 비롯한 다수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이후 가전,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등 다수 제품 판매 라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1월 출시한 갤럭시S21의 경우, 사전 예약 시작과 동시에 라방을 진행해 큰 관심을 모았다. 해당 방송을 진행한 11번가에 따르면 2시간 방송 동안 약 16억 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밀레, 로보락, 일렉트로룩스 등 외산 가전 업체들도 소비자를 만나는 주요 창구로 라방을 이용하고 있다. 외산 가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입점 매장이 많지 않은 브랜드의 경우 고객이 제품을 접할 수 있는 빈도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라방은 이러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