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원짜리 점심 뷔페, 6만 원이 넘는 빙수… VIP 고객과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호텔업계 얘기다. 지난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호텔업계가 그나마 장사가 되는 식음 사업으로 매출 극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최근 호텔업계에선 '뷔페=10만 원 초반'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25일 개관하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의 가격은 △금∼일요일 석식 14만 원 △일요일 중식 15만 원으로 책정됐다.
연말연시 성수기가 아닌 평시 호텔 뷔페 가격이 15만 원대로 책정된 것은 처음이다. 기존 국내 최고가 호텔 뷔페는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플레이버즈로, 이곳 가격은 주말 중ㆍ석식 기준 13만 원이다.
서울 주요 호텔 역시 재료 고급화를 이유로 들며 뷔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신라호텔 '더 파크뷰'와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는 올해 2월부터 주말 석식 가격을 기존보다 4.9% 올려 12만9000원이 됐다. 더 플라자 '세븐스퀘어' 역시 1월부터 주말 중ㆍ석식 가격을 11만2000원으로 9.8% 올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줄며 집객에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식음 사업의 피해는 비교적 적었다"며 "고급화로 뷔페 매출 극대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했다.
호텔 디저트의 상징 격인 '빙수'도 프리미엄화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신라호텔의 시그니처 메뉴로 고객 사이에서 '애망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6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5만9000원)보다 5000원 오른 가격이다.
롯데호텔 서울ㆍ월드ㆍ제주 역시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올렸다.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해 4만8000원에서 올해 6만 원으로, 잠실 월드 호텔은 4만8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가격을 각각 1만 원 이상 올렸다. 다만 제주 호텔 망고 빙수 가격은 6만 원에서 5만8000원으로 내렸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애플망고 빙수'(4만8000원)와 '수박 빙수'(2인용 3만8000원) 가격도 지난해보다 각각 1000원, 2000원 올랐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019년부터 수박 빙수를 시그니처 메뉴로 팔고 있다.
이처럼 호텔이 빙수 가격을 연이어 올리는 배경에는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특성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위해 과감히 소비하고, SNS에 올릴만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상품에 반응한다. 고급 호텔에서 묵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빙수로 가끔 기분을 내는 것은 마다치 않는 게 이들의 소비 특성이다.
코로나19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식음 사업 활성화를 위한 호텔업계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다. 롯데호텔 서울은 여름철 어디에서나 호텔 빙수를 간편히 즐길 수 있도록 테이크 아웃 서비스를 확대했다. 픽업 3시간 전까지 유선 또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프리미엄의 범위를 넓혀 '비건 메뉴'를 강화했다. 호텔 1층 로비 라운지에서는 아몬드 우유 얼음을 사용한 스위트 비건 빙수를 내놨다. 가격은 2인용 4만5000원, 1인용 2만7000원이다.
기존 육류 패티를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100% 유기농 비건 버거인 비건 헬시버거도 로비 라운지에서 판매 중이다. 가격은 3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