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이 각각 석달째 하락하며 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약세)한 때문이다. 다만, 여타국 대비 물가상승폭이 커 명목환율 낙폭 대비 실질환율 낙폭은 절반에 그쳤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물가를 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2019년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제외한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는 우선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절하)한 영향이다. 실제,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1.7%(19.3원) 상승한 1131.02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0월(1144.68원) 이후 최고치며, 작년 3월(2.2%, 26.3원)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3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동월대비 1.5% 올라 2018년 11월(2.0%) 이후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대비로도 0.1% 상승해 넉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달러화나 위안화 등 다른 대부분 통화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면서 “물가가 다른나라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도 명목실효환율보다 실질실효환율 변화폭이 작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교역상대국을 보면 미국은 2.05%(2.31포인트) 급등한 115.11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60개국 중 상승률 3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유로지역도 0.73%(0.70포인트) 오른 95.99를 보였다. 반면, 일본은 2.12%(1.57포인트) 급락한 72.34였다. 이는 세계 60개국 중 하락률 4위 수준이다. 중국도 0.46%(0.59포인트) 떨어진 129.00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