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은 21일 청와대 초청 오찬에 참석한 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님께 재건축이 절박한 현장, 대표적으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특정해 꼭 한 번 직접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1971년 12월 완공된 아파트로 입주한 지 올해로 50년이 지났다. 지상 13층, 24개 동, 총 179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50년이 지난 낡은 아파트가 왜 아직도 재건축되지 못했을까. 사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2008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됐으나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인해 재건축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18년 6월엔 여의도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을 이유로 정비계획수립안이 반려됐다. 2019년 4월엔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공작·수정아파트 등도 정비계획수립안에 대해 서울시로부터 재구조화 종합구상안과의 정합성을 보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처럼 50년이 지났음에도 아파트 단지가 여의도에 들어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건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단지 내부 노후화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은 심각한 수준이다. 정비사업위원회에 따르면 단지 내 배관이 녹슬어 가구 내 개별로 설치한 정수기에는 누런 때가 쌓여있고, 건물 바닥과 외벽은 움푹 파이거나 금이 간 곳도 다수다. 건물 고층부에는 균열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주민들은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
오 시장이 이처럼 문 대통령에게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직접 방문하라는 이유도 재건축 규제 강화로 인해 고통받으면서 노후화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을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보인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국토교통부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을 건의했다. 현행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은 구조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져 주거 환경과 설비 노후도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