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트래픽도 크게 감소
시장 변동성 우려·백신 접종 따른 경제활동 재개 영향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종 지표에서 개미들의 시장 참여 열기가 식었다는 게 감지된다. 개인투자자 데이터 분석업체 반다리서치는 지난달 26일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입이 7억7200만 달러(약 8800억 원)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29일 20억 달러에서 60% 급감했다고 밝혔다.
3월 소매 중개 사이트 트래픽도 뚝 떨어졌다. 웹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수수료 무료 증권거래 앱인 로빈후드의 3월 트래픽은 1월 말보다 63% 급감했다.
옵션 시장에서의 활동 둔화도 두드러진다. 개미들의 콜 옵션 거래량은 1월 말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강세 포지션에서 물러났다.
1월 초 기술주를 쓸어 담으면서 주식시장을 달구고 오프라인 비디오 유통업체 ‘게임스톱’ 등 특정 주식을 집중 매수해 공매도 세력과 일전을 벌인 지 불과 두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개미군단의 열기가 급격히 식은 배경을 두고 여러 요인이 지적된다.
우선 성장주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이 개미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2월 12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최고점을 찍은 이후 개미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주식인 테슬라, 니오, 애플은 각각 9% 이상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상대적인 실적 저조도 영향을 미쳤다. S&P500지수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경기순환주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올 들어 7% 상승했다. 반면 2월 중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S&P500지수보다 10%가량 낮았다.
코로나발(發) 봉쇄 조처 해제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이 억눌린 소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증시 열기를 식히는 데 일조했다. 도이체방크의 파라그 왓테 투자전략가는 “콜옵션의 감소 관련 가설 중 하나는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항공 승객, 레스토랑 예약, 애플 지도 사용이 모두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1월 증시 과열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슈퍼 부양안에 따라 증시 랠리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개미들의 증시 피로감이 예상보다 일찍 나타난 셈이다.
반다리서치의 글로벌 거시경제 전략가인 비라즈 파텔은 “주가를 5~10% 끌어올릴 만한 호재가 없는 한 시장에 뛰어들 투자자들은 없을 것”이라면서 “지난 몇 주간 개미 투자자들이 동면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