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이 지난 10년간 양 기관 통합에 반대논리를 펴왔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토공은 주공과는 달리 택지를 매입해 주택을 짓고 이를 분양하려는 건설사들을 상대로 하는 '도매업자' 성격을 갖고 있다.
또 주공과는 달리 임대주택이 분양되지 않거나 해서 발생하는 문제도 없다. 안팔린 토지는 보유하고 있으면 되는 만큼, 소위 말하는 '갑 과 을' 관계에서 항상 갑의 위치였던 것이 바로 토공이다.
토공이 줄기차게 주공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같은 기득권을 놓치기 싫어서다. 주ㆍ토공 통합에 반대하는 논리 역시 주공과의 통합이 있을 경우 대규모 부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토공의 통합반대 논리는 타당성이 약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토공이 말하는 기능의 중복이 없다는 것은 이미 택지사업이라는 토공의 주력사업 부분에서 주공이 발을 뻗쳤고 부채 문제도 액수만 주공보다 적을 뿐 역시 27조원에 이르는 대형 부채를 떠안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방만 경영이란 점에서도 토공은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토지를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가 주택 성격이 강한 재정비사업에 뛰어든 것을 비롯, 비축용 임대사업 등 당초 토공의 역할이 아니었던 부분까지 적극 뛰어들었던 '경력'이 있다.
더욱이 토공은 혁신도시까지 활용, 주ㆍ토공 통합문제를 정치권까지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당초 토공의 이전지역은 전북 혁신도시인 전주며 주공은 경남 혁신도시인 진주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이 점을 들어 토공은 통합공사가 생겨나면 진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야당의 협조까지 끌어낸 바 있다.
결국 공사 통합을 피하기 위해 정치권까지 끌어들여 기능적으로 풀어야할 주ㆍ토공 통합문제를 복마전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토공은 주ㆍ토공 통합 대신 선 구조조정을 선언했지만 이렇다 할 구조조정 움직임은 없다.
지난 8월 1차 공기업선진화 방안에서 통폐합이 결정되자 재정비사업과 같은 논란이 일 수 있는 분야는 재빨리 정리했지만 눈에 띠는 구조조정은 현재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물론 토공은 통폐합이 이미 결정된만큼 따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판단이 공사 전반의 기류다.
하지만 기득권 상실을 피하려는 차원의 통합반대 운동이 본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통합 문제에 대한 토공의 정당성은 갈수록 약화되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공의 통합반대 운동은 통합공사 간판이 올라가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만큼 혁신하는 모습 대신 통합 반대에 1년째 머물고 있는 토공의 모습이 볼성사납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