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 등 ‘IPO대어’가 줄줄이 상장하면서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년 새 100% 수익률을 찍은 펀드도 여럿이다. 올해도 공모시장 열풍이 예상되면서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한 하이일드펀드, 코스닥벤처펀드 중심으로 성장세를 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2일 기준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의 1년 수익률은 131.45%로, 공모주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A가 113.27%,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가 110.86% 등이 뒤를 이으며 1년 기준 원금 대비 2배 수익을 남기고 있다.
공모주 펀드가 인기를 끌자 설정액도 급증했다. KTB공모주1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운)의 경우, 1년만에 2673억 원이 새롭게 유입돼 몸집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유진챔피언공모주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도 2058억 원 규모의 설정액을 늘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다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일수록 자금 유출 속도도 빨랐다.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A의 경우, 1년 수익률 97.46%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152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익률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 역시 152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원금의 100% 이상을 불린 데 이어 신규자금 유입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일부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까지 공모주 청약은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공모주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돈 놓고 돈 먹기’ 방식으로 이뤄졌다. 청약 경쟁률이 치열한 탓에 개인투자자들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대비 공모주 배정 수량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기관에 공모주 10% 우선배정권이 있는 하이일드펀드가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에 균등배정제도가 도입되자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직접 공모주 청약과 공모주 펀드 가입을 두고 어떤 부분이 더 유리한지 저울질하고 있어서다. 단순 수익률로만 따지면 펀드보다 소액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가 훨씬 쏠쏠하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으로, 목돈을 굴리기엔 적당하지 않은 투자처임을 인지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던 하이일드펀드의 기관 우선배정권이 5%로 줄어든 점도 고려 요소다. 아직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코스닥 종목에서 30% 우선배정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펀드 순자산에 비례해 결정되기에 대규모 펀드를 운용하는 곳일수록 배정 우위를 갖게 된다.
김병관 에셋원자산운용 전무는 “소액 공모주 청약 투자가 수익률은 더 나을 수 있지만, 자금 규모를 키운다면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게 더 유리하다”며 “올해도 공모주 시장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에 나눠 들어가면 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