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비극’ 선진국 젊은이도 굶고 다닌다

입력 2021-03-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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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청년의 4분의 1이 하루 한끼 이상 걸러
푸드뱅크 방문자의 40%가 25세 미만 청년
미국도 8가구 중 한 곳 꼴로 제대로 먹지 못해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대학가에 설치된 푸드뱅크에서 한 학생이 식량을 받아가고 있다. 마르세유/AP뉴시스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대학가에 설치된 푸드뱅크에서 한 학생이 식량을 받아가고 있다. 마르세유/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2년째로 접어들면서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 젊은이들도 굶주리고 있다. 학교와 도서관 등 공공시설은 폐쇄되고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들이 식량을 공급받을 곳도, 돈을 벌 곳도 없어져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전 세계 굶주리는 사람들의 숫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중에서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유럽국가의 굶주림에 주목했다. 유럽의 2위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는 청년의 4분의 1이 일상적으로 하루에 한 끼 이상 거르고 있고, 미국에서는 8가구 중 1가구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도 식량난을 겪었던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개도국에서는 현재 팬데믹 이전보다 두 배 많은 2억6500만 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있다.

사실 유럽에서 젊은 층의 식량 불안정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일자리가 불안정한 동시에 생활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빠듯한 생활을 이어가는 청년들이 심심치 않게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젊은 층의 빈곤과 굶주림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젊은 층의 빈곤 문제를 가장 먼저 피부로 체감하는 곳은 구호단체들이다. 프랑스 최대 비영리 푸드뱅크 ‘사랑의 식당(the Restos du Coeur)’은 그간 주로 난민이나 노숙자, 빈곤층 지원에 나섰으나 최근 젊은 층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 1900개 시설을 운영하는 사랑의 식당에 따르면 프랑스 푸드뱅크 방문자 수는 2019년 550만 명에서 지난해 30% 급증한 8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프랑스 전체 인구(약 6500만 명)의 12%에 해당한다. 특히 이 중 25세 미만 젊은 층이 40%를 차지할 정도다. 유럽푸드뱅크연합은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식량 원조 수요가 30% 급증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월 학생식당에서 단 1유로(약 1천300원)에 두 끼 식사를 해결하는 방안 등 긴급 구호책을 내놨다. 또 우울증을 겪는 대학생들에게는 심리상담 지원을, 수입이 급격히 줄어든 젊은 층에는 재정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만으로는 젊은 층의 빈곤과 굶주림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데믹 이전에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식당, 관광업 분야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식비를 자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프랑스 학생지원단체는 학생 3분의 2가 생계에 보탬을 위해 가졌던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NYT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인근 푸드뱅크 시설에는 식량을 지원받기 위해 기다린 사람이 세 블록 가까이 길게 줄을 섰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학생이 대부분이었다. 한 푸드뱅크 관계자는 “이곳에 줄을 선 사람들이 과거에는 푸드뱅크에 온 적이 없지만, 지금은 근근이 먹고사는 처지에 빠졌다”면서 “많은 사람이 여기 오는 사람들이 극빈촌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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