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올 들어서만 20건의 수주 공시를 내놨다. 그 중 이번 달에만 6건의 수주를 발표했다. 이 기간 수주한 금액만 해도 2019년 매출액의 약 70%에 달한다.
연이은 수주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주가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올 들어 전날까지 29% 상승했다. 독보적인 상승세는 아니지만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6.74%, KRX 반도체 지수가 8.98%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 회사의 주가 상승률은 긍정적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 생산 전문업체로 주력 장비인 비전 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 장비는 반도체 패키지의 절단(Sawing), 세척, 건조, 3D 비전검사, 선별, 적재기능을 수행하는 패키징 공정 필수장비로, 글로벌 점유율 1위의 제품이다. 또한 5G 스마트폰, IoT, 자동차 전장화가 확대되면서 칩간 전자파 간섭을 막기 위해 EMI 실드가 필요한데, 이 회사는 EMI 실드 장비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슈퍼 싸이클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TSMC 등 비메모리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설비를 제작하는 한미반도체의 수혜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0년보다도 호실적이 예상되며, 매출액은 전년대비 24.3% 증가한 3200억 원, 영업이익은 34.2% 증가한 895억 원으로 전망한다”면서 “그 동안 주요 고객사가 국내 유수의 반도체 회사가 아닌 해외의 다소 익숙하지 않은 업체들이란 요소가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주요 고객사들이 파운드리(TSMC, 삼성파운드리, SMIC 등)의 후공정을 담당하는 OSAT 업체들과 비메모리 IDM(종합반도체 제조사)들이라는 것이 오히려 할증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금이 늘어나는 것 역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달 한미반도체는 총 197억 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50억 원보다 무려 4배가량 늘어난 수치로, 보통주 한주당 400원이며 배당 성향은 무려 39.3%(보통주 기준)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신공장 증설이 완료된 상태여서, 당분간 매출증가에 의한 이익 레버리지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과거 한미반도체의 PER 평균수준으로, 시장 할인율 하락, 비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 신제품 매출 확대를 감안하면 목표주가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