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불거진 반도체 공급 쇼크가 전체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망은 IT 수요 증가에 제대로 준비되지 못했다"며 "이런 칩 부족 사태는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퀄컴 칩 부족과 관련해 긴밀히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책 마련 중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당장 스마트폰을 못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라는 자체 AP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의 절반가량은 퀄컴 AP에 의존한다. 특히 갤럭시A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퀄컴 AP가 대부분 탑재된다.
오는 17일 삼성전자가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을 통해 공개할 갤럭시 A52와 A72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720G와 750G 등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폰 판매를 늘려 스마트폰 점유율 및 수익성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2일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32ㆍA42를 국내 출시했고, 17일에는 갤럭시 A52와 A72를 추가로 선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Sㆍ갤럭시Z 등 프리미엄 제품 출시 때와 같이 '언팩' 형식으로 갤럭시A를 공개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이,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 발표를 공식 언팩 행사로 개최하는 건 전체 무선 사업에서 중저가 모델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졌다는 의미로도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A31 모델이었다.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 5G, 갤럭시노트20 5G는 각각 2,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AP 공급 변수로 인해 올해 갤럭시A 시리즈 판매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루 웨이빙 샤 부사장은 지난달 신제품 발표회에서 "올해 반도체는 그냥 부족한 게 아니라,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최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전체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생산량이 예상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스템반도체 생산 시설이 포화상태라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상당 기간 반도체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