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로 설정했다.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 혁신, 내수 확대, 녹색발전 등 3대 분야에 집중하며 2035년 미국 경제를 추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2일 발표한 '2021년 중국 주요 정책 방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양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지방정부 부채 등의 우려를 반영해 경제성장 목표를 6%로 제시했다.
양회는 국정 운영의 주요 방향이 결정되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다. 국가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매년 3월에 함께 개최되는데, 이를 양회로 통칭한다.
지난해 중국의 GDP는 2.3% 증가한 101조5986억 위안(약 1경7000조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 100조 위안을 웃돌았고, 주요 선진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제시된 6%는 다소 보수적인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OECD 등 주요 연구기관은 코로나19 충격의 기저효과로 인해 2021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7~8% 수준으로 전망했다.
2021년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 혁신 △내수 확대 △녹색발전 등 3대 분야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첨단기술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국은 과학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 승인된 14차 5개년 계획 초안에는 희토류를 비롯한 신소재, 로봇 등 8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35년까지 중장기 목표로는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반도체 △뇌과학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우주심해 탐사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등 7대 첨단 과학기술 영역 연구에서 10년 동안 칼을 하나 가는 정신(十年魔一剑)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다.
내수 확대도 중요한 핵심 과제로 채택됐다. '쌍순환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다수 지방정부에서 올해 소매판매 목표를 연간 평균 8.6%로 설정했다. 코로나19 이전의 2019년 목표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쌍순환 전략은 외적으로 수출 개혁 개방을 지속하면서 대내적으로는 내수를 키우고 활성화해 내순환(국내 시장)과 외순환(국제시장)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만들자는 전략이다.
이번 양회에서는 2025년 비화석 에너지 비중을 현재 15% 수준에서 20%로 올리겠다는 녹색발전 전략도 발표됐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2030년 이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양회에서 제시한 경제성장률, 소비, 일자리 목표치는 전반적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하며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중국 정부는 2035년 미국 경제를 추월할 것으로 목표로 삼았으나, 주요 연구 기관은 2027~2028년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2035년 미국 추월에 대비해 과학기술 역량 강화, 내수시장 확대, 탄소 중립 실현 방면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미ㆍ중간 패권 경쟁과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기업이 중국의 경제 동향과 정책 향방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이에 따른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의 기술 자립도가 향상되면서 중간재 수입의존도 하락이 가속화될 전망이라 우리 기업도 중국이 필요로 하는 고급 중간재 생산을 위한 기술혁신을 가속하고, 현지 기업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중산층 확대와 함께 중국 소비 시장이 대중화를 넘어 고급화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비대면 유통방식에 대한 적응과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