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ㆍ역학적 위험도가 확인되지 않은 '기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됐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분석률을 높이며 대응하는 한편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개발 중인 백신과 다국적 제약사 개발 백신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외 유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지난해 12월 이후 총 75명으로, 주요 변이 바이러스로 분류된 영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ㆍ브라질 변이 감염자 182명과 합치면 국내 총 257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셈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기타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하거나 중증도ㆍ사망률이 높아지거나 기존 개발된 치료제나 백신의 저항성이 커지는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앞서 영국ㆍ남아공ㆍ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와 달리 기타 변이는 아직 이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상태의 변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기타 변이는 주요 3개 변이와 동등하게 두려움을 가지거나 위협을 느끼거나 그럴 상황은 아니지만, 언제든 추가적인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입국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기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따로 구분해 발표한 배경과 관련해 권 본부장은 “이제까지는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의 주요 변이에 대해 집계하고 구분했는데 지난달 25일부터 주요 변이뿐 아니라 기타 변이에 대해서도 분류하는 체계를 발표해 이에 따라 기타 변이 바이러스를 분류해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집단감염뿐 아니라 개별적인 사례를 포함해 현재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분석 중이다. 권 본부장은 "변이 바이러스 분석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는 국가들은 대개 5% 내외의 분석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월 대비 2월 변이 바이러스 분석률을 2배로 확대해 현재까지 전체 환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분석률은 4.1%다. 이를 10%로 높일 것"이라며 "변이 분석을 담당하는 기관도 기존 2개소에서 현재 6개소로 확대했는데 3월 말까지 8개소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기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분류된 75명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유래 변이(452R.V1)가 68명으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들어온 미국발 입국자는 21명, 멕시코발 입국자는 2명이고 국내에서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45명이다. 또 올해 2월 이후 미국발 입국자 3명의 검체에서 미국 뉴욕에서 유래한 변이 바이러스(B.1.526)가 검출됐다. 아울러 같은 기간 4명이 영국ㆍ나이지리아 유래 변이 바이러스(484K.V3)에 감염됐고, 유입국가별로 보면 나이지리아발 입국자가 3명, 수단발 입국자가 1명이다.
한편 방대본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국내 업체의 백신 개발이 늦어질 것을 우려하며 현재 우리나라는 3중고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백신접종이 진행되면 될수록 국내의 임상시험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고, 변이가 등장하면서 우리보다 앞서 이미 백신을 개발한 회사들,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로운 변이 균주를 담은 백신을 개발하면 선두주자와의 간격이 더 벌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가장 유망하게 활용된 mRNA 백신 플랫폼이 하필이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아픈 부분이다. 백신분과위원회 회의를 열고 산·학·연·관 각 분야가 잘 협력해 우리나라가 지금 맞이한 3중고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9일 코로나19 백신전문위원회와 mRNA백신전문위원회가 열고, mRN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의 기술개발 현황과 애로점을 청취했고 범정부 차원의 실무적인 개발전략, 로드맵을 마련하는 일정 등을 논의했다.
백신전문위원회에서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의 향후 임상시험 수행에 필요한 면역대리지표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 등의 추진현황, 해외에서의 변이 바이러스 백신개발 현황 등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