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 배정 물량 중 50% 균등방식 배정
NH투자證 청약건수 많지만 배정 물량도 가장 많아
개인 투자자 막판까지 청약 경쟁률 살피는 ‘눈치작전’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에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사상 첫 ‘균등배정’ 방식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자칫하면 1주도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어 막판 투자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청약 마지막 날인 10일 오전 11시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증거금은 31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6개 증권사의 통합경쟁률은 168대 1이다. 이는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의 기록을 넘어선 액수다. SK바이오팜의 최종 청약 증거금은 약 31조 원이었다.
이번 청약에서는 전체 공모주 수의 절반을 균등방식으로 배정한다.
균등방식 청약이란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중 50%를 일정금액 이상의 증거금을 낸 청약자에게 똑같이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증거금에 비례해 배분하는 방식과 달리, 6개 증권사 모두 최소 주수인 10주를 청약 신청하면 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최소 1주’는 받게 된다. 공모가 6만5000원을 기준으로 10주의 증거금은 65만 원의 절반인 32만5000원이 필요하다. 나머지 50% 물량은 증거금에 비례해 배정한다.
균등배정 방식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투자자가 몰리면 단 1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청약건수가 배정 물량을 초과하면 건당 1주가 배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 청약 물량이 가작 적은 삼성증권은 청약 첫날 이미 배정 물량(28만6875주 중 균등 배정 14만3438주)을 넘어섰다. 이 경우 증권사에서는 무작위 추첨을 진행, 탈락 시 1주도 배정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청약 경쟁률’을 따져 보고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증권사별 배정 물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청약 첫날인 9일 마감 시간 기준으로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청약건수는 34만1634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배정된 일반 청약 물량 역시 212만2875주로 가장 많다. NH투자증권은 배정 물량 중 절반인 106만1438주를 균등 배정해 비교적 여유로운 시작을 보였다.
첫날 한국투자증권의 청약건수는 27만5890건, 배정물량은 131만9625주(균등 배정 65만9813주)이다. 126만2250주(균등 배정 63만1125주)를 배정받은 미래에셋대우는 27만5890건, 45만9000주(균등 배정 22만9500주)를 배정받은 SK증권은 4만4586건, 28만6875주(균등 배정 14만3438주)를 배정받은 하나금융투자는 13만4893건을 각각 기록했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마다 청약건수가 많아 1주도 배정받기 어려울 것 같다면 ‘증거금을 몰아서 늘리는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 공모 물량 중 균등방식에서 제외되는 나머지 50% 물량은 이전과 같이 ‘증거금 규모에 비례해 배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에 청약하는 게 유리한 만큼, 막판까지 경쟁률을 살펴 낮은 곳에 증거금을 몰아주는 방법이 유리하다.
기관투자자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이상은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상장 첫날에만 16만9000원까지 올라, 단 1주만 배정 받더라도 10만4000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최소 증거금인 32만5000원만 투자해도 최소 10만4000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증권사 6곳에서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가족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6개 증권사에 모두 청약을 넣는 전략을 취하는 투자자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액 개인 투자자들은 청약을 마감하는 10일 오후 4시까지 증권사별로 경쟁률과 물량을 살펴 투자하는 눈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배정공고는 3월 12일, 상장은 18일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