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생산량 영향없다” 발표에도 공급 우려 커져
아랍동맹군, 보복 공습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걸프 연안의 라스 타누라 지역에 있는 원유 저장 탱크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순식간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으며 한때 배럴당 71.38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이미 4.9% 오른 상태였는데 예멘 반군의 공격이 급등세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도 2% 이상 뛰면서 배럴당 68달러 선에 육박했다.
공격을 받은 라스 타누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터미널이 있다. 일일 수출량만 약 650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원유 수요의 7%에 달한다.
예멘 반군 대변인은 “사우디 중심부에 광범위한 작전을 펼치기 위해 폭탄을 탑재한 드론 14대와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격으로 미사일 파편이 아람코 직원들이 거주하는 다흐란시 주택가 인근에 떨어지기도 했다. 목격자들은 건물 창문이 흔들리고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공격을 받은 라스 타누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석유터미널이 있다. 일일 수출량만 약 650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현재 원유 수요의 7%에 달한다. 이날 공격은 2019년 9월 이후 가장 피해가 큰 공격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9년 9월 14일 새벽 예멘 반군의 공습으로 사우디 동부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 시설에 큰불이 나는 바람에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570만 배럴의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사우디 에너지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인명이나 재산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석유 생산량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우디 정부 측의 발표에도 걸프만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최근 사우디 정부가 자발적으로 석유 생산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공급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것이다.
리서치 업체 엔버러스의 빌 패런-프라이스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에너지 시설 공격의 영향이 제한적으로 보일 순 있지만 그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반군 측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원유 가격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은 시아파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최근 예멘 북부의 정부군 거점인 북서부 마리브주 장악을 시도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국이 후티 반군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을 철회한 이후 반군의 사우디 공격 빈도가 늘어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주에도 크루즈 미사일로 아람코 연료 창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로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