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가 60달러대를 기록하자 전기로를 보유한 철강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연료비 연동분을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제도로 인해 향후 상당한 전기요금을 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전기로 가동률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3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5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2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62.7달러이다.
전날보다는 0.99% 감소했지만, 50달러대 초반을 기록했던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높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1.41달러로, 한 달 전보다 4.64%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유(59.75달러)는 60달러대가 무너졌지만, 예년보다 높다.
유가 급등은 기상 이변에 따른 수급 차질과 산유국의 감산 조치에 따른 결과다.
유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국제유가는 급등세가 다소 진정된 이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상승세에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일부 철강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연료비 연동제로 전기로를 가진 철강사들이 거액의 전기요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어서다.
연료비 연동제는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5~6개월 시차를 두고 연료비에 반영되는 만큼 최근 유가 상승분은 올해 하반기 전기세에 반영된다.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철강사들은 실적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2019년 전력비로 2463억 원을 사용한 바 있다. 같은 해 영업이익(별도기준, 1337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현대제철의 한 해 전력비 및 연료비는 2조 원을 넘는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로 가동률을 조절할 수 있다. 전기로는 한 번 가동되면 멈추기 어려운 고로와 달리 가동, 중단이 쉽다.
하지만 철강 시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면 철강사들은 전기로 가동률을 계속 높여야 한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4.1% 증가한다고 예측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은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며 “국제 유가가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전개되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