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연초부터 상표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B2C(소비자 거래)가 아닌 B2B(기업 간 거래)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마케팅 강화를 통해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HOP, UPC, QDX, QDE 등의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했다.
HOP는 저전력이 특징인 저온폴리옥사이드(LTPO) 방식 OLED 패널 기술 명칭이다. '하이브리드 옥사이드 및 다결정실리콘(hybrid oxide and polycrystalline silicon)'의 첫 글자에서 가져왔다.
스마트폰에 LTPO TFT를 적용하면 기존 LTPS 방식보다 OLED 디스플레이 전력 소모를 최대 15~20% 줄일 수 있다. 그만큼 모바일 제품의 배터리 수명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HOP' 기술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1 시리즈에 처음 적용됐고,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1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향후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UPC(언더 패널 카메라)'는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에 배치해 구멍(홀)이 보이지 않게끔 설계한 기술이다. 카메라 구멍을 숨기는 디스플레이는 이른바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로 불리며 올해 처음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UDC가 아닌 UPC로 명명하며 이 시장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 기술은 노트북에 먼저 적용된 후, 7월경 출시 예정인 '갤럭시Z 폴드3'에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개발 중인 QD(퀀텀닷)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상표권도 출원했다. QDE, QDX, Quantiva 등 3종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QD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다양한 브랜드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는 13년 만에 자사 OLED 제품에 사용할 'Samsung OLED'란 새로운 브랜드 로고도 발표했다. 회사는 유럽연합 27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등 총 43개국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로고에 대한 상표 출원도 끝마쳤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선두 기업으로서 제품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시장에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라며 "앞으로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해 OLED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