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은 '굳건'…3주째 상승
“봄 이사철되면 전셋값 더 오를 것”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이 최근 한 달간 11% 이상 늘었지만 전셋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2·4 공급 대책 이후 집값 상승폭이 꺾이고 전세시장 역시 안정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 들어 전세 물량이 늘어난 것은 겨울철 이사 비성수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한다. 앞으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기수요와 봄철 이사수요가 겹치면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전세난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총 2만1646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 1만9404건보다 11.5%(2242건)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지난해 9월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영향으로 8500여 건까지 줄었다가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달 말 이후 2만 건 이상을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늘었지만 전셋값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로 3주 연속 올랐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1.5% 오른데 이어 지난달 1.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주요 아파트 전셋값은 요지부동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B형은 지난달 전세보증금 10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최고 10억 원에 전셋집이 나간 이후 5000만 원이 더 올랐다. 현재 해당 주택형 전세보증금 호가는 최고 11억 원에 형성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C형 역시 지난달 13억8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현재 최고 전세 호가는 14억 원 선이다.
"봄 이사철과 3기 신도시 청약 수요 겹치면 전세난 올 수도"
공덕동 M공인중개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고 정부에서 발표한 2·4 대책의 실현 가능성 등을 따져봤을 때 서울 내 핵심지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 같다”며 “집주인들도 이를 반영해 전세보증금을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기수요와 새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전세계약 연장으로 전세수요는 늘어나는데 전세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공공 주도 정비사업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실거주 문제로 추가 전세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전세 물건 증가는 겨울 한파와 이사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다음 달 이후 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전세난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