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300% 넘게 폭등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투자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다양한 가격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위험성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된다.
이 가운데 올해 전 세계 금융구조 변화에 중앙은행이 발행할 디지털 화폐(CBDC)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를 중심으로 구축된 국제 금융시스템 패권에 중국과 유럽연합 등이 도전하는 금융 디지털화가 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각국 및 글로벌 재정, 통화정책과 금융시장이 금본위제와 달러 본위제를 거쳐 중국, 유럽 등지에서 새로운 본위제 구축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기간에 미국 달러화는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면서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폐전쟁의 개념에서 현 금융구조가 화폐전쟁 1.0은 18세기 말 영국 금본위제 시기를, 화폐전쟁 2.0은 1994년 브레튼우즈 체제의 달러본위제 도입 시기를 지칭한다. 이후 화폐전쟁 3.0 시대에서 중요한 요소는 금융의 디지털화란 게 임 연구원의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기존 재화나 서비스 부분과 같은 실물 경제를 넘어선 디지털 경제와 기후 위기 등 비재무적 가치 창출이 새로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관측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가상화폐 비트코인보다 CBDC에 힘을 싣는다. 금융권에서 내놓는 비트코인 가격 전망의 폭이 큰 것도 문제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UBS글로벌자산운용은 가상화폐값이 폭락할 수 있다며 `제로(0)`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썼다.
CBDC는 기존 중앙은행 내 지급준비 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목표로 CBDC 개발에 착수, 발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달러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임 연구원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효과적인 재난소득 지급을 위해 CBDC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도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CBDC 필요성을 언급했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건전한 통화다. 금융구조가 디지털로 변화한다면 이 또한 중앙은행이 맡아 건전한 통화를 공급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후버연구소 강연에서 "비트코인 공급량이 최대치인 2100만 코인에 다가가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주요 공격에 취약한 만큼 완전히 붕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가상화폐 디엠과 같은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 최소화를 위해 달러화 등 기존 화폐 가치를 모방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도 관리와 자산 유지 책임이 민간기업에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