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해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거둔 성과이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행한 화물 사업 위주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 대한항공은 상승세를 이어나가고자 화물 사업 경쟁력을 계속해서 강화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은 최근 작년 실적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63억5900만 달러(7조146억 원)를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70억7000만 달러(7조7989억 원)에 달한다.
미국의 또 다른 대형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지난해 125억 달러(13조7863억 원)의 적자를 거뒀다. 순손실액은 124억 달러(13조6760억 원)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글로벌 항공사들도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부진은 예상된 일이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를 제대로 띄우지 못했다.
글로벌 항공데이터 분석 업체인 시리움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교통량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시리움은 “작년 글로벌 항공 교통량은 21년 전인 1999년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등 희망적인 요소가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나오는 이상 여행 수요는 당분간 반등할 가능성이 작다"며 "자연스레 항공사들의 적자 탈출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사들과 달리 대한항공은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1014억 원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흑자(2191억 원)를 거뒀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자 재빨리 화물 사업에 역량을 모은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대한항공은 작년 초 조원태 회장의 제안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하는 등 여러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공급 부족 여파로 급등한 항공 화물운임도 대한항공 호실적에 한몫했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작년 12월 홍콩~북미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당 7.5달러로, 전년(3.62달러) 동기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대한항공은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화물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늘어날 화물 수요에 대응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인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행 여객기로 코로나 백신 원료 수송을 성공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도 서두른다. 대한항공 인수위원회는 11일 아시아나항공 현장 실사를 했다.
직원 인터뷰와 서면 실사 내용을 점검해 3월 17일까지 현장 실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4일에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