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해 들어 연일 주택 공급 확대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더 들끓고 있다. 전국 곳곳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자 주택 매수 열기가 지방에서 다시 수도권으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1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51% 올랐다. 이는 2018년 9월10일(0.65%)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이다.
일산 급등세 힘입어 고양시 1.71% 올라
눈에 띄는 건 경기지역 집값 강세다. 서울과 인천은 아파트값이 일주일 새 각각 0.38%, 0.24% 오른 반면 경기도는 0.65% 뛰었다. 고양(1.71%)·의정부(1.22%)·과천(1.06%)·남양주시(1.16%) 등이 한 주 동안 1% 넘게 올랐다. 성남시 중원구(0.85)와 구리시(0.77), 의왕시(0.83%) 등도 많이 올랐다. 최근 수년 간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고양시 일산신도시는 동구와 서구가 각각 2.66%, 1.15%로 급등했다.
일산서구 대화동 대화마을 동문3단지 전용 84㎡형은 지난해 최고 4억2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초 5억 원으로 오르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집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일산 아파트값이 연초부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며 “다른 지역과 ‘가격 키 맞추기’가 본격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민락동 호반베르디움1차에선 작년 상반기까지 4억 원 중반대에 팔리던 전용 84㎡형이 지난달 처음으로 6억 원을 넘어선 뒤 이달 6억4580만 원으로 신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수도권, 특히 경기지역 아파트값이 매섭게 뛰는 건 '규제 폭탄'에 따른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오르는 현상)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집값 오름세가 뚜렷한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강원ㆍ제주를 제외한 전국 곳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최근 연일 시장에 공급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주택이 실제 공급되까지 최소 2~3년 가량이 걸릴 것이라는 회의론이 시장에 팽배한 것도 수도권 집값 상승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