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거래량이 아파트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에다 '공공재개발'(공공 참여형 재개발) 등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빌라 매매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빌라 매매거래는 15일까지 701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363건)의 2배에 달한다.
지난달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4620건으로, 전달(4268건)과 비교해 8.2%(578건) 늘었다. 신고 기간이 아직 2주가량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매매건수는 50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계속 오르고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셋값도 뛰면서 빌라 구매로 돌아선 수요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빌라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2억9881만 원에서 3억1946만 원으로 2065만원 올랐다. 앞서 2018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2년간 상승분(2078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7월 2억26만 원에서 12월 2억1641만 원으로 1433만원 올랐다. 직전 2년 1개월 동안 오른 전셋값(1428만원)과 비슷한 액수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도 빌라 가격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공공재개발을 신청한 성북구 성북동 성북1구역에 있는 전용면적 22.35㎡(대지지분 30.31㎡)짜리 다세대주택은 지난해 10월 4억30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작년 2월 3억7000만 원에서 6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빌라보다 2∼3배가량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빌라로 눈을 돌리는 투자 수요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위뉴타운에 있는 전용 32.85㎡(대지면적 19.13㎡)형 빌라는 매매가격이 지난해 7월 2억2900만 원에서 12월 4억1200만 원으로 5개월 만에 1억8000만 원 넘게 치솟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고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빌라를 매입해 거주처로 삼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공공재개발 기대감도 빌라 가격 상승에 반영되는 분위기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