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인적분할은 '호재'일까 '장기 우려'일까

입력 2021-01-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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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연내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면서 '몸집 무거운' SKT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SKT의 수장인 박정호 부회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는 상황에서 SKT의 중간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은 전장 대비 4000원(1.57%) 내린 25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일 이후로는 6% 넘게 오른 상태다.

SKT는 SK하이닉스 보유 지분 상향을 통해 SKT를 통신과 지주회사로 분할한 후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 부문 계열사를 아우른다는 구상이다.

시장 전문가의 평가는 반반이다. SKT의 인적분할이 자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전체 기업 가치를 상승을 도모한다는 반면 이를 큰 호재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보유 자회사가 성장이 의미 있게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통신 본업의 저성장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라며 "공정거래법개정으로 지배구조개편의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고, 지배구조가 변화된다면 전체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ADT캡스, 11번가, 웨이브(WAVVE), 티맵모빌리티 등 다수의 자회사가 의미 있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은 동사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더욱 앞당길 전망이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SKT의 목표주가를 30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10% 상향했다.

SKT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연내 가능성이 큰 것은 내년 1월 예고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에 따른 규제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은 현행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각각 30%, 50%로 높아진다. 자회사의 손자회사 지분율도 똑같이 상향된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SKT에는 지주사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으므로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

반면 인적 분할을 큰 호재로 보긴 어렵고 장기적인 우려가 커질 수 있단 진단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와 SKT 중간지주사 합병 가능성이 주목받을 경우 SKT 중간지주사가 주가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자회사 IPO를 통한 SKT 자회사 가치 부각도 이젠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IPO 가격이 높다고 해도 SK로 넘어가야 한다면 SKT 중간지주사가 아닌 SK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단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실적 흐름 및 수급으로 보면 SKT 통신부문의 시가 총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통신주의 시장 인기를 고려하면 많이 커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우량 자회사 보유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중간지주사의 경우 SK와의 합병 우려로 장기 저평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SKT 인적 분할이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SKT 매수를 고민하는 투자가라면 SKT보다는 SK를 매수하라고 권하고 싶다"며 "SKT 인적분할이라는 이슈가 대주주가 아닌 SKT 소액주주에게도 크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가 결국 중간 지주사가 SK와 합병할 운명이라 보면 최고의 수혜주는 당연히 SK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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