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화물 운임 상승으로 항공사 간 실적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화물 운송 역량을 갖춘 대형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 여객 사업에 의존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당분간 적자 탈피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11일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홍콩~북미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당 7.5달러이다.
작년 같은 기간(3.62달러)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올랐다. 전달(7.37달러)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다른 노선의 운임도 고공행진 중이다. 작년 12월 홍콩~유럽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5.59달러로, 전년(3.15달러) 동기 대비 77% 상승했다. 전달(5.38달러)과 비교했을 때는 4% 늘었다.
항공 화물 운임이 오르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코로나19 확산세로 비행기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자 화물이 제때 운송되지 못했다.
공급이 회복되더라도 코로나19 백신 대량 생산으로 화물 수요가 증가하면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운임이 오를수록 항공사 간 실적 양극화가 강화될 가능성은 크다. 대형항공사들과 달리 LCC들의 화물 사업 경쟁력은 약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10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달리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적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LCC들도 지난해 말부터 화물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진에어는 작년 11월 LCC 최초로 로스앤젤레스(LA)에 화물 운송을 개시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여객기 내 화물 운송 사업 허가를 받았다.
잇따른 대책에도 LCC들의 화물 사업 역량은 규모, 네트워크 측면에서 대형항공사들보다 뒤처져 있다.
코로나19 백신 운송이 본격화되면 항공사 간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LCC들과 달리 대형항공사는 의약품을 운송할 수 있는 자격증인 CEIV 파르마(Pharma)를 갖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작년 12월 인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여객기로 코로나 백신 원료 약 800㎏을 수송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인천발 모스크바행 화물기로 코로나19 백신 완제품을 운송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적자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여행 수요가 살아야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여행 수요 회복은 당분간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