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신년사 “디지털·ESG 기반 마련에 박차”

입력 2021-01-04 15:38 수정 2021-01-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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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키워드는 ‘디지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증권업계는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데이터 동맹을 맺음과 동시에 리테일, 운용부문, 투자은행(IB) 등 전 사업 영역에서 디지털 전략을 짜고 있다. ESG는 경영뿐만 아니라 투자에 있어서도 최우선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SG는 규범을 넘어서 생존 수단이 된 분위기다. 중소형사들은 ‘특화된 영역’을 더욱 강화하는 한 해가 되겠다고 밝혔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년사를 발표한 7개 증권사 CEO(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는 올해 경영 전략으로 디지털과 ESG를 강조했다.

핀테크 넘어서 테크핀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은 “핀테크(Finance+tech)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핀테크와 금융회사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과거와 같은 대면 접촉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인적 관계에도 새로운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고 현상을 분석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역시 “금융시장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혁신의 일상화’를 주문했다.

정 대표는 “디지털화는 IT·DT본부나 신설된 디지털플랫폼본부에 국한되지 않고, 리테일, 홀세일, IB,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운용부문 등 전사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면서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디지털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분야에서도 특히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크다. 증권업계는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IT 기업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데이터가 곧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고객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는 “데이터 중심 고객분석을 통해 고객여정(CJM)별 스마트 오퍼링(Smart offering)과 마블(M-able) 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 디지털 에코시스템(Digital Ecosystem)에 대한 전략적 확장 등을 통해 고객 유입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또 비대면 채널에서의 고객 가치(Value)를 창출하고 혁신적이고 편리한 플랫폼 서비스 강화를 위해 유관 사업부문, 디지털혁신본부, IT본부는 비장한 각오로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고객에 대한 온라인·오프라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여 특정 고객별로 맞춤형 솔루션을 적절한 순간에 전달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광범위한 데이터의 축적과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기획,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존전략이 된 ESG

국민연금에 따르면 2022년까지 책임투자 적용 자산군 규모가 기금 전체 자산의 약 50%로 확대될 예정이고, 2022년부터는 주식과 채권 위탁운용사 선정 평가 때 책임투자 요소를 반영키로 했다. 증권사가 ESG 투자와 경영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고객 서비스, 조직관리, ESG경영 등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퀄리티(Quality)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배려가 있는 자본주의를 성실히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는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생명과도 같은 고객의 신뢰를 위한 리스크, 내부통제 체계의 강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ESG경영 체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면서 “그룹의 ESG전략과 연계하여 전사 차원의 ESG경영체계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 ESG 로드맵의 수립, 환경관련 탄소배출량 절감, ESG관련 투자 및 상품 확대 등을 통해 ESG경영을 내재화 해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는 “올해는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ESG 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CRS)도 고민해야 할 시기”라면서 “디지털 금융으로 신속한 전환, 친환경 인프라 금융 지원 등 환경(E)에 기여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S), 주주가치 환원과 투명한 정보 공개로 지속가능 경영(G)을 확립하겠다”고 역설했다.

중소형사, 차별화된 수익모델

김원규 이베스트 투자증권 대표는 “차별화된 니치 마켓(Niche market)을 찾아 우리들만의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과거 수년간 최소한의 비용으로 컴팩트한 관리를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성장 정책에 적합한 지원 부분의 고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지원 부분 고도화 정책’과 함께 ‘인력, 물적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는 “KTB투자증권의 강점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신상품을 개발하고, 잠시 주춤했던 해외대체투자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KTB 뉴욕 법인을 계열사로 편입한 것을 교두보로 해외대체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최 대표는 “KTB자산운용 등 계열사와 연계하여 우량 딜(Deal)에 대한 전략투자를 확대, 계열사간 시너지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창수 부회장은 “유진투자증권의 아이덴티티 정립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Positive Change)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해외주식, 디지털 플랫폼 등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유 부회장은 “지속 성장과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늘리는 한편,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올해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인 협업과 수익원 창출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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