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파트, 내년 시장회복 견인차 된다

입력 2008-12-03 10:36 수정 2008-12-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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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우 롯데 등 연초 잇단 알짜 분양

분양시장이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 자유화라는 극약처방까지 들고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을 이끌어가는 '리딩 컴퍼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지도 높은 대형 브랜드가 불황 타개의 선봉장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불황기에는 유명 브랜드 역시 성공의 보증수표는 못 된다. 지난 11월 분양권 전매 자유화 이후 처음 선보인 대림산업의 용산신계e-편한세상과 두산건설의 부천 약대동 두산위브는 성적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대림산업이 오랜만에 '떳다방'까지 끌어들이며 3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한 반면 두산은 입지적 장점에도 신통치 않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기일수록 수요자들이 입지와 분양가, 브랜드의 사소한 차이까지 고루 평가하는 등 아파트를 보는 눈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나기숙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에 인기 브랜드는 '깃발만 꽂아도' 분양이 됐다. 하지만 아파트의 가치는 결국 입지에 달렸으며 분양가의 가격경쟁력도 함께 고려하는 수요자층이 늘어 프리미엄이 붙을만한 분양물량에만 청약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리딩컴퍼니들은 연말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인지도 높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알짜분양' '실속분양'에 나선다. 업계는 이들이 내놓을 분양물량이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주택업계 1위인 삼성물산은 이달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래미안의왕을 공급하는데 이어 내년 초에는 래미안타운인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래미안공덕5차를 공급한다.

또 2월에는 서울 중구 신당동에 래미안신당2차 784가구를, 왕십리에서 뉴타운 3구역 2101가구 단지를 각각 내놓는다.

이들 4개 단지는 단지규모나 입지, 그리고 주변 여건이 우수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였던 곳으로 최근 3~4년간 주택 공급량이 눈에 띄게 줄었던 삼성물산으로서는 이번 4개 단지 분양을 통해 시장 입지를 더욱 다지겠다는 각오다.

이 중에서도 래미안 공덕5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울 정도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반 공덕동과 신공덕동에서 래미안 아파트를 공급할 때마다 최고 청약경쟁률을 갱신했다.

회사 측은 "정확한 분양시점과 분양가격 등을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래미안공덕5차가 분양시장을 크게 달궈놓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우건설은 내년 봄께 서울 강동구 길동에 길동푸르지오 800여가구를 공급하는데 이어 왕십리뉴타운에 2101가구의 대단지를 분양한다.

통상 3~5월이 전통적인 분양성수기임을 감안할 때 푸르지오 분양물량이 시장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밖에 탄탄한 시공 역량과 브랜드 관리능력을 갖춘 벽산건설과 이수건설의 공급물량도 관심꺼리. 두 회사는 서울 구로구 고척동과 동대문구 휘경동에 각각 벽산블루밍과 이수브라운스톤 아파트를 내년 봄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은 서울, 수도권에는 분양물량이 없지만 내년 3월경 부산, 대구, 충남 천안 등 지방 대도시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우선 롯데건설은 부산 북구 화명동에 재건축 아파트 5242가구를 분양한다. 북구는 부산의 새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2000년대 초반 공급된 인기 브랜드의 대단지가 많아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롯데건설은 충남 천안시 청당동에도 2월께 1099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도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재개발 아파트 아이파크 명륜 1702가구를 내놓는다. 과거 부산 최고 인기주거지역이었던 동래구를 재개발하는 아파트인 만큼 부산지역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건설은 대구 구시가지인 동구 봉무동에 봉무더샵 3600가구를 내년 봄에 선보인다. 일반분양 수가 많아 분양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수요가 탄탄한 구시가지라 포스코건설의 '저력'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조타운에 '법조타운 힐스테이트' 413가구를 내년 봄 선보인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입지와 중대형으로 구성된 주택형을 고려할 때 성공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GS건설과 SK건설은 연말연초에 공급물량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뱅크 이정민 팀장은 "시장이 어려울 때일수록 선두업체들의 역활이 중요하다"며 "이들 대형 브랜드가 분양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시장 침체의 지속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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