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올라 한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까지 출현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연말장 분위기 속에서 전반적으로 비드(달러매도) 우위가 강했다. 다만 고점에서는 네고(달러매수) 물량도 있었다. 주식시장도 1~2%대 폭락한데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사실상 10일 이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월초 1080원선에서 저점을 봤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연말장 속에서 외환시장을 비롯해 주식시장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원·달러는 연말까지 1120원 내지 113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104.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03.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5.9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3.3/1103.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1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오후들어 코스피가 더 빠지면서 원·달러도 더 올랐다. 스팟(현물)도 오르고, 스왑도 빠졌다. 국내기관들을 비롯해 매수주체들은 비드가 우위인 분위기였다. 원·달러가 하락하면 여지없이 비드가 들어왔다”며 “변종 바이러스는 이유를 찾다보니 붙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내년 원화강세를 예상하며 1050원까지 전망하고 있지만, 올해는 이달초 1080원대에서 저점을 봤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원화강세는 힘을 다했다”며 “지난주가 사실상 정규장 끝물이었던데다, 외국인도 주식을 정리하고 나갈 타이밍이라 원·달러는 1120원내지 1130원까지 오를 듯 싶다”고 예상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변종소식까지 들리면서 코로나가 확산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연말 배당과 내년초까지 결제수요도 많다. 당분간 달러 강세는 지속될 듯 하다. 추세로 봤을 때 1110원을 뚫을 것 같다”며 “다만 상승할때마다 어김없이 네고물량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3%) 오른 103.42엔을, 유로·달러는 0.0017달러(0.14%) 내린 1.221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77위안(0.11%) 상승한 6.54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4.97포인트(1.62%) 급락한 2733.68을 기록해 이틀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멈췄다. 외국인은 1481억7700만원어치를 매도해 나흘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다만 16일 소폭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10일부터 매도세를 지속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