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해외 항공사들이 이색적인 부업을 시도하고 있다.
타이항공이 도넛을 판매하는 게 대표적이다. 9월 타이항공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튀김도넛을 판매하고 본사 2층에 비행기 객실 모양으로 꾸민 레스토랑을 열었다.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튀김도넛 판매는 ‘대박’이 났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타이항공은 튀김도넛 판매로 한 달에 약 1000만 바트(약 3억6000만 원)를 벌고 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타이항공은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10월에는 구명조끼와 탈출 슬라이드를 재활용한 가방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리(Re)’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들은 390밧짜리 소형 지갑에서부터 4990밧짜리 대형 손가방까지 6종이 출시됐다.
심지어 조종사들의 훈련에 사용하는 모의 비행장치인 비행 시뮬레이터도 수익 창출에 투입했다. 타이항공과 싱가포르항공은 일반인들이 시뮬레이터를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싱가포르 항공은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기내식과 같은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와인과 어메티니(생활용품) 키트, 고급 도자기 찻잔 등이 더해진 일등석 최고급 기내식 세트는 888싱가포르 달러(약 72만 원)에 달한다.
아울러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에어버스사의 A380기에 식당을 열었다. 이용객은 기내를 둘러보고 식사할 좌석 등급을 선택할 수 있다.
호주 콴타스항공도 부업에 적극적이다. 퇴역한 B747여객기에 사용하던 기내용 카트에 와인과 샴페인 등을 담아 상품화했다.
말레아시아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는 6월 농산물 판매 플랫폼 ‘아워팜’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비스를 통해 에어아시아는 농민들이 농산물을 직접 주문할 수 있도록 물류 지원한다.
최근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관광비행, 이른바 ‘목적지 없는 비행’도 해외에서 먼저 등장했다. 일본 ANA항공은 8월 하와이 호놀룰루행에 사용하는 비행기에 300명의 승객을 태우고 일본 상공을 1시간 30분 가량 비행했다.
대만 여행사 이지플라이와 항공사 타이거에어는 공동으로 제주 상공을 여행하는 항공편 체험상품인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 상품을 9월 출시했다. 120명이 제주 상공에서 ‘치맥(치킨, 맥주)’를 즐긴 이 상품은 출시 4분 만에 매진됐다.